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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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로 탈당 신청했습니다” “10년간의 지지 철회합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선언한 3일 국민의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탈당 방법을 문의하는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지지자는 “끝까지 응원했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착잡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울한 아침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신의 완주를 끝까지 지지하고 응원했던 유권자다. 언젠가 국민의당이 바람을 일으켰던 적도 있지 않으냐”며 “이번 단일화로 당신의 정치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적었다.
10년 동안 안 후보를 지지했다는 다른 지지자도 “정말 실망이다. 후보가 직접 단일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무엇이냐”며 “앞으로는 정치에서 보고 싶지 않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탈당 방법을 문의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한 당원은 “탈당 방법 좀 압시다. 그동안의 내 시간, 내 돈 너무 아깝지만 어디 가서 얘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다시는 정치인 안 믿는다”고 토로했다. 다른 당원은 “이메일로 탈당 신청했다. 당비 자동이체도 취소 요청했다”며 “실망감과 화가 나서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이같은 반응은 안 후보가 그동안 “단일화는 없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내부 논의도 없이 이날 단일화를 전격 선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50대 직장인은 “윤 후보에게 마음이 안 가서 안 후보를 찍으려고 했는데 속은 느낌”이라며 “이제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후보가 최근 단일화에 대해 전혀 말씀이 없었다. 그래서 다들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단일화 논의가) 급하게 진행돼 (당내에) 찬성하시는 분들도 있고 우려하는 분도 계신다”고 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자정 무렵부터 2시간 30분가량 서울 강남구에 있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매형 집에서 비밀리에 만나 단일화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 교수 출신인 장 의원의 매형은 안 후보와 가까운 사이로 전해진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안철수, 윤석열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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