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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에 금발인 사람들이 죽어나간다”...우크라이나 침공을 대하는 서구사회의 인종차별적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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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에 금발인 사람들이 죽어나간다”...우크라이나 침공을 대하는 서구사회의 인종차별적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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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이들이 1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난민캠프에서 빵을 먹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4일 이후 68만명에 달하는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 AFP연합뉴스

아이들이 1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난민캠프에서 빵을 먹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4일 이후 68만명에 달하는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 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구사회의 대응 과정에서 전쟁과 피란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시각도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이웃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은 일주일 가까이 맹렬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 일본, 인도, 케냐, 브라질 등 세계 각지에선 시민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며 “전쟁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러시아에 맞서 싸우며 평화를 호소한 우크라이나가 유럽을 넘어서 아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등 비유럽 국가 시민들의 지지까지 끌어낸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는 일념으로 세계가 하나 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서구사회가 전쟁을 바라보는 이중잣대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다룬 서구 외신들이 인종차별적인 보도를 가감 없이 내보내면서다. 미국 CBS방송의 찰리 다가타 해외특파원은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는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이 아니다. 여긴 상대적으로 유럽에 가깝고 비교적 문명화된 곳으로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하지 않는 곳”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프랑스 현지매체 BFM TV의 율리시스 고셋 앵커도 “21세기 유럽에서 마치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마냥 미사일이 터지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발언했다. 이를 두고 소셜미디어에선 ‘전쟁은 문명화되지 않은 비유럽 사회의 전유물이라는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 CBS방송의 찰리 다가타 해외특파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생방송에서 “우크라이나는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이 아니다. 여긴 상대적으로 유럽에 가깝고 비교적 문명화된 곳으로, 그런 일(전쟁)이 일어날 거라 예상하지 않는 곳”이라 발언해 논란이 됐다.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은 트위터에서 700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 트위터 갈무리

미국 CBS방송의 찰리 다가타 해외특파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생방송에서 “우크라이나는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이 아니다. 여긴 상대적으로 유럽에 가깝고 비교적 문명화된 곳으로, 그런 일(전쟁)이 일어날 거라 예상하지 않는 곳”이라 발언해 논란이 됐다.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은 트위터에서 700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 트위터 갈무리


외신기자들뿐 아니라 각국 관료들도 비슷한 논조의 주장을 폈다. 키릴 페트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우리가 익숙한 피란민들이 아니라 유럽인들이다. 이들은 교육을 받은 똑똑한 사람들”이라며 “신원이 불확실하고 테러리스트였을지도 모르는 피란민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니엘 해넌 전 영국 보수당 의원도 일간 텔레그래프지에 “넷플릭스를 보고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우리와 너무 비슷하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충격적이며 전쟁은 더는 가난하고 먼 나라의 일이 아니다”라는 기고글을 썼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유럽국 국경에서 비백인 피란민들이 차별적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AP통신은 1일 우크라이나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아시아·아프리카·중동 국가 출신 피란민들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 온 비슈와지트 쿠마르(24)는 루마니아 국경을 넘으려고 할 때마다 우크라이나 국경 관리들이 밀면서 막았다고 말했다. 터키 출신인 시한 일디레이(26)도 우크라이나인들이 검문소를 훨씬 쉽게 통과했다며 아랍이나 아프리카 시민권자들이 구타당하는 걸 목격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에 나이지리아는 우크라이나 등 국경 관리들에게 자국민을 동등하게 대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르바 셰후 나이지리아 대통령 고문은 지난달 28일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경찰과 보안인사들이 나이지리아인의 경우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으로 가는 버스나 기차에 탑승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피란민들의 동등한 대우를 요청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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