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아신전 포스터 [사진 출처 = 넷플릭스] |
최근 월 구독료를 인상한 넷플릭스가 이번에는 일부 오리지널 시리즈 회차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높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한번에 시리즈 회차가 전부 공개돼 주말이나 연휴이면 한번에 몰아보는 '정주행' 시청이 가능했는데 이젠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 "이럴 거면 넷플릭스 왜 보죠?"
넷플릭스는 방송사에서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사 방영 일정에 따라 순서대로 다음 회차를 공개하는 반면, 직접 투자한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해서는 '일시공개'를 원칙으로 해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의 경우 시즌 1 공개 날짜가 되면 시즌 1의 1회 뿐 아니라 시즌 1의 전 회차 에피소드가 한번에 게재된 것이다. 국내외로 큰 인기를 끈 킹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역시 이 같은 방식이었다.
하지만 2일 넷플릭스와 IT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4'는 오는 5월 27일과 7월 1일에 나뉘어 공개된다. 앞서 또 다른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집 시즌5'도 지난해 9월과 12월에 나뉘어 순차 공개됐다.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한 오리지널 시리즈 부분 공개 방식이 공식화 되는 분위기다.
기묘한 이야기4 포스터. [사진 출처 = 넷플릭스] |
이에 따라 일부 이용자는 '넷플릭스만의 매력이 떨어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번에 시리즈 전편을 공개하는 넷플릭스만의 오리지널 시리즈 공개 방식에 이용자들은 시리즈를 한번에 정주행하며 환호해 왔다. 이는 타 온라인동영상콘텐츠(OTT)와 차별화 되는 점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정주행 시청 트랜드는 OTT 이용자 사이에 확실히 자리 잡았다. 이젠 TV에 방영 중인 드라마도 종영을 하면 OTT에서 몰아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주행 시청 방식이 선호되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시청 트랜드에 역행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 부분공개로 락인효과 노릴 듯
앞서 넷플릭스는 구독료 인상에 나선 바 있다. 서비스 출시 당시 7.99달러였던 북미 지역의 스탠다드 요금제는 15.49달러까지 잇따라 올랐다.
국내에서도 이번에 월 구독료가 기존 스탠다드 1만2000원, 프리미엄 1만4500원에서 1만3500원, 1만7000원으로 각각 12.5%, 17.2% 인상됐다. 베이직 요금제는 이번 가격 인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약 5년만의 가격 인상이긴 하지만, 당초 경쟁사에 비해 월 구독료가 높은 편이라 소비자 반감이 컸다. OTT 경쟁사인 웨이브와 티빙의 월 구독료는 7900~13900원으로, 티빙의 경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연계하면 0~9000원에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 포스터. [사진 출처 = 넷플릭스] |
글로벌 이용자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구독료 외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는 넷플릭스는 이젠 오리지널 시리즈 부분 공개로 록인 효과(Lock-in)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록인 효과란 소비자가 다른 서비스로 전환하지 않고 기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경쟁 OTT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종이의 집,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너의 모든 것, 브리저튼 등 막강한 오리지널 시리즈에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둔 만큼 이들을 장기로 잡아두기 위한 포석으로 부분 공개 방식을 선택했단 분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으려 OTT들을 쉽게 옮겨다니는 OTT 이용자 특성을 감안하면 충성고객을 잡기 위한 부분 공개가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한 방식일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시청 방식의 변화는 이용자의 반감을 살 수 있어 다양한 방식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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