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단일화와 지금 상황은 완전 다른 현상"
"안철수와 단일화는 일단락 판단"
"단일화가 선거 기획에 영향 주면 안 됐는데"
윤석열, 핵관 문제 해소…"핵관 장악하는 모습 보여줘"
"호남, 2030 등 선전 기대…호남 25% 넘는 곳 나오면 지방선거에도 영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열정열차./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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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권현지 기자] "단일화라는 건 해야 된다, 말아야 된다 이런 당위성을 갖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냐,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다. (이제)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고 본다"
지난달 28일 경남 밀양 유세장으로 향하는 ‘열정열차’에서 아시아경제와 단독인터뷰를 가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해 이 같이 평가했다. 가능성과 구체적인 방법 없이 단일화에 대한 기대만 갖고 카드를 꺼내들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후보 단일화 기대가 사라졌다고 판단해선지 "일단락"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 대표는 당초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이런 인식은 여전했다. 그는 "안 후보는 지난 서울시장 때는 본인이 이길 것을 기대하고 (단일화) 여론조사를 했지만, 지금은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또 완전 다른 협상을 하는 것이었다"면서 "다들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한 거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이어 "단일화가 선거 기획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다"며 "후보가 정해지기 전부터 거간꾼이라는 용어를 쓰며 하지 말라고 얘기했던 것은 결국 선거 때 우리 후보의 경쟁력과 정책 비전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이지, 정치공학에 빨려들기 시작하면 남는 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열정열차./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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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걱정했던 것처럼 단일화 문제는 여전히 당내 주요 이슈로 남아 있다. 윤 후보는 최근 안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 일정 등으로 포항을 제외한 당일 유세 일정을 모두 취소했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안 후보는 민주당 시절 혁신을 두고 무한루프를 한 적이 있다"면서 "이것을 반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 공방 과정에서 이 대표가 국민의당에 합당을 제안한 사실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선 "선거 때마다 이 문제로 혼탁하게 만드는 게 답답했다"며 "종지부를 보려 합당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단일화 문제로 실랑이를 하느니 합당을 통해 매듭지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열정열차./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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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은 핵관 아닌 특임"
윤 후보 핵심관계자(윤핵관) 논란 속에 윤 후보 ‘곁을 떠난다’라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단일화 협상 당시 전권대리인으로 나섰던 문제에 대해서 해명했다. 이 대표는 "선거대책본부의 공식 입장인 단일화 없이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단일화 협상을 위해서는 선대본부 직위에 있는 인사가 (단일화 협상에) 나서기 부담스러웠다"며 "특별 임무가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고, 장 의원은 이번은 핵심관계자가 아닌 특임을 맡은 사람이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 의원은 안 후보에 대해 당내에서 가장 호의적인 인사로 (안 후보에 대한) 충분한 배려였다"면서 "그런 사람도 안 됐던 협상을 누가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전권대리인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고, 이전의 ‘핵관’ 논란과는 양상이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장 의원 논란을 계기로 오히려 윤 후보와 관련해 제기됐던 ‘핵관’ 문제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보를 가까이 보며 느꼈던 것은 굉장히 거중조정(다투는 양편 사이에서 싸움을 말리거나 화해를 붙임)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한때) 윤핵관들이 전횡을 할 거 같으면서도 실질적으로 이들이 핵심적인 결정은 못 내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 후보가 윤핵관을 완전히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처럼 모르고 있다 임기 말에 최순실이 드러나 실망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대선 본선으로 넘어오면서 후보가 냉정하게 평가해 사람을 가려 쓰고 있다"며 "걱정이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30·호남 변화, 여당 뼈아플 것"
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여론조사 지표상으로 경합 우세를 넘어 우세 정도에서 선거를 치르지 않을까 본다"고 봤다. 이 대표는 "전통적 지지층이 받쳐주면서 2030의 정치참여와 호남의 변화가 더불어민주당에 뼈아픈 공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호남과 관련해 "광주나 전북, 전남 어느 한 곳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25%를 상향하는 숫자가 나온다면 지방선거에서부터 대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에 대해선 "결집도가 늦지만 강화되고 있고 수도권에서는 서울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고 봤다. 세대별로는 "윤 후보를 지지세가 강한 20대에 30대도 수렴할 것으로 보고 50대는 반반 정도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40대는 이 후보, 60대 이상에서는 윤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열정열차를 타고 밀양역에 도착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역 광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밀양=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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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안에서 만난 이 대표는 연일 강행군 여파인지 목이 쉬어 있었고, 피로한 기색이 가득했다. 하지만 기차가 밀양역에 도착해 유세차에 오른 뒤에는 "선거운동 시작하고 2주가 되다 보니 목이 많이 아픈데,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부 하에서 마음 아픈 것에 비할 수 있겠냐"며 소리 높여 연설을 시작했다.
밀양=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밀양=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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