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태 오랜 관계 고려해야"…'미온적' 지적받는 아세안 입장 준수 강조
외교장관도 "상황개선 도움 안돼…성급하게 러시아 규탄 안할 것" 맞장구
태국 외교부를 찾아 러시아 규탄을 요청한 주태 25개국 대사들.2022.2.28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내 각국 대사 20여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태국도 규탄 목소리를 낼 것을 요청했지만, 태국 총리는 중립적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타이PBS 방송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을 포함한 태국 주재 25개국 대사는 이틀 전 외교부를 방문, 타니 통팍디 사무차관을 만났다.
대사들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태국도 분명히 밝히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유엔총회 결의안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과 관련,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전날 언론의 질의에 태국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입장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아세안의 결정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갈등과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한다. 우리는 아세안의 메커니즘을 통해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세안은 지난달 26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통해 "모든 당사자가 최대한 자제하고 대화 노력을 하기를 촉구한다"며 "상황이 제어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평화적 대화를 위한 여지가 아직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명에서 아세안은 침공 당사자인 러시아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규탄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침공(invasion)이라는 단어도 쓰지 않아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태국 정부 입장과 관련, 정부 소식통은 쁘라윳 총리가 태국이 이번 사태에서 중립적 입장을 견지할 것을 주문했다고 방콕포스트에 전했다.
쁘라윳 총리는 25개국 대사들이 러시아 규탄 목소리를 낸 다음 날인 1일 내각 회의를 열어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서 쁘라윳 총리는 러시아와 오랜 관계가 고려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침착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태국은 중립적 입장을 유지해야 하며, 우크라이나의 태국인들을 신속하게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태국과 러시아는 올해로 외교관계 수립 125주년을 맞았다.
돈 쁘라뭇위나이 부총리 겸 외교장관도 상황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인 만큼, 태국은 다른 여러 국가처럼 성급하게 러시아를 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타이PBS 방송이 보도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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