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어령 전 초대 문화부 장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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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논의를 사실상 마무리 지은 뒤 막바지 ‘포지셔닝(자리 확보하기)’에 집중하고 있다. 전날 보수 정당과의 합당을 “평생의 한”이라고 한 데 이어 이날도 거듭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거대 양당 후보 지지층의 틈새를 파고들어 ‘대안 후보’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제가 제안했던 국민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답을 들을 줄 알았는데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와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서 논의를 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지만 오후엔 ‘원론적 답변’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어령 전 초대 문화부 장관 빈소를 찾은 뒤 기자들에게 “정확한 어젠다가 있을 때 (만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 발언이 담긴 자료에서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전날 호남 유세에선 4년 전 바른정당과 합당했던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그는 광주 충장로 유세에서 “국민통합을 위해 호남에 뿌리를 둔 국민의당과 영남에 뿌리를 뒀던 바른정당을 통합했지만, 급하게 할 일이 아니었다”면서 “제 생각이 짧았다”고 말했다. “광주를 버리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도 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논의가 주요 대선 변수로 다뤄지는 동안 크게 ‘보수 후보군’으로 묶여 왔다. 단일화 결렬에 이어 개혁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과 차별화함으로써 범보수로 묶이지 않는 대안의 자리를 찾으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 유세에선 최근 ‘중도’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지난 2017년 전당대회에선 ‘극중주의’, 바른미래당에선 ‘실용적 중도정당’을 주장했다. 이번 대선에선 ‘중도의 가치’를 표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거대 양당의 기득권 구조, 양강 후보의 도덕성과 능력 등을 문제 삼으면서 대안론을 펴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그는 전날 전북 고창 유세에서도 양강 후보를 겨냥해 “기호 1번과 기호 2번의 도덕성을 신뢰하느냐”고 했다.
지지층 중 야권 단일화를 바라온 이들의 이탈 여부가 변수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와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 임삼진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등 4명은 이날 안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를 선언했다. 이들은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는 국민의 바람이고 하늘의 뜻이며 역사의 순리”라며 “단일화가 결렬된 이상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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