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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왜 부스터샷 맞으라고 했나"…4개월만에 방역패스 전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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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8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시민이 백신 접종 증명을 위한 `QR 인증`을 하고 있다. 하지만 1일부터는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방역패스 시행이 잠정 중단된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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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1일부터 '방역패스 중단'을 선언한 것은 그동안 방역패스 효과를 두고 논란이 있었던 데다 보건소 인력 과부하가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역패스용 음성확인서 발급 업무에 상당수 인력이 매달려왔던 만큼, 방역패스를 없애고 고위험군 관리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28일 현재 코로나19 하루 사망자가 사상 최다를 경신해 고위험군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또 지역 법원들이 잇달아 방역패스 효력 중단 결정을 내린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일시 중단'이란 표현을 쓰긴 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후 방역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만큼 사실상 폐지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확산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내놓고 있다.

28일 정부는 방역패스 잠정 중단에 대해 "이번 조치는 현재 방역 상황과 정책을 감안한 잠정적 조치"라며 "새로운 변이 발생, 백신 접종 상황 등에 따라 재개 또는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상황 변동이 없는 한 계속 중단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한정된 보건소 자원을 고위험군과 확진자 관리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고, 접종률 향상으로 방역패스 논란과 갈등이 커지고 사회적 연대가 약화되는 문제를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게다가 보건소에서 하루 평균 25만건의 신속항원검사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방역패스용 음성확인서를 받기 위한 것으로 보건소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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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중단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자영업자들은 방역패스 중단은 환영했으나 근본적으로 영업시간 제한 폐지가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방역패스를 확인하느라 동분서주하던 소상공인들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며 "현재의 영업시간 제한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평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신 모씨(59)는 "백신패스를 폐지하는 게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긴 할 테지만 앞서 오후 9시에서 10시로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된 만큼의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방역이 풀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금 피해가 제일 큰 것은 영업시간 제한"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 반장은 "거리 두기에 대해서도 추가로 완화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지는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고, 그런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12세 미만 소아 확진자가 재택치료 중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소아 확진자의 대면진료도 곧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소아 확진자를 대면으로 진료하기 위해 소아과 병·의원 중심으로 외래진료 참여 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소재 연세 곰돌이 소아청소년과의원 관계자는 "소아가 전체 확진자의 30%인데 그중 가장 위험한 연령은 목 후두가 부어서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0~3세까지"라며 "이번 오미크론 특징은 주로 점막에서 염증이 생겨서 나오는데 목이 붓는 건 위험하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 입국자에 한해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3만9626명을 기록했다. 특히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가파르게 늘어나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사망자가 114명에 달해 역대 최다치를 갈아치웠다. 연령대별 사망자는 80세 이상이 6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70대 32명, 60대 9명, 50대 5명이다. 누적 치명률은 0.26%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52명 증가한 715명이었다. 위중증 환자 수는 보름 만에 200명대에서 700명대로 급증했다.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중환자 병상도 절반 가까이 찼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중증 병상 가동률은 48.2%(2704개 중 1303개 사용)로 전날(44.9%)보다 3.3%포인트 올랐다. 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치료하는 준중증 병상 가동률 역시 68.2%에 달했다. 재택치료자는 이날 0시 기준 79만7354명으로 80만명에 근접했다.

[정슬기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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