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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다니는 아바타 대신 '텍스트'로 만든 메타버스?

머니투데이 최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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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다니는 아바타 대신 '텍스트'로 만든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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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K-메타버스 엑스포 2021'이 열린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메타버스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메타버스 엑스포 2021'이 열린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메타버스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흔히 '메타버스'라고 하면 현실을 본따 온라인에 만들어진 가상 공간에서 3D 아바타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러한 고정관념을 넘어서 텍스트 위주로 메타버스를 만들겠다는 사람이 있다. 다음달 카카오 대표로 취임하는 남궁훈 내정자다.

남궁 내정자는 지난 24일 간담회에서 "카카오가 가진 텍스트 기반의 장점을 살린 메타버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바타는 메타버스의 핵심이 아니다"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준비중인 텍스트 기반의 메타버스가 어떤 모습일지, 남궁 내정자의 발언을 통해 윤곽을 짚어봤다.


"3D 아바타는 하나의 디지털콘텐츠에 불과…다양한 형태소가 있다"

카카오톡 대화. /사진=카카오

카카오톡 대화. /사진=카카오


남궁 내정자는 "디지털 콘텐츠의 형태소는 꼭 3D아바타 같은 형태일 필요가 없다"며 "2D나 사운드, 웹툰 심지어 1차원이라고 할 수 있는 텍스트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나 형태소 모두가 메타버스화될 수 있다"며 "특히 카카오가 강한 부분은 텍스트 기반의 형태소"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에 'V TF'가 마련됐다. 남궁 내정자는 "V TF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처럼 롤플레잉 채팅 개념의 메타버스를 준비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롤플레잉 채팅에 대해 "쉽게 말해 현실과 다른 가상현실 속 자아인 '부캐'"라며 "텍스트가 중심이 되고 이미지나 멋진 미디어를 담을 수 있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팅창에 '/때려' 입력하면 공격하던 20여년 전 머드게임처럼

머드게임 형식을 일부 활용하는 모바일 게임이 여전히 존재한다. /사진=사이버코드온라인 캡처

머드게임 형식을 일부 활용하는 모바일 게임이 여전히 존재한다. /사진=사이버코드온라인 캡처


남궁 내정자는 PC통신 시절 접했던 머드게임을 예로 들었다. 머드게임에는 여러가지 뜻이 있지만, 남궁 내정자가 설명한 것은 온라인에서 여러 유저가 텍스트만으로 즐기던 'Multisuer Dungeon' 또는 'Multiuser Dialogue' 게임을 뜻한다. 그래픽이나 사운드 요소 없이, 오로지 텍스트만으로 모든 활동이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명령어를 입력하면 "기사가 다크엘프를 칼로 공격해 100의 데미지를 입혔다"거나 "마법사가 지팡이로 남궁훈의 머리를 쳤으나 미끄러졌습니다" 같은 결과값이 나오는 식이다.

남궁 내정자는 "소설과 영화가 공존하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가 재미있지만 소설도 상상력을 자극해 영화 못지 않은 재미를 준다"며 "과거의 머드게임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분명히 존재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과거의 머드게임과 카카오가 선보일 텍스트기반 메타버스가 다른 점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남궁 내정자는 "머드게임에서는 시스템이 NPC(None Player Character)나 봇을 만들고, 캐릭터가 몹(몬스터)을 잡는 요소들이 있었지만, 우리가 기획하는 콘셉트는 사람끼리 모두 상호작용하는 게 중심 요소"라며 "다만 AI(인공지능) 캐릭터가 등장해 때에 따라서는 사람인지 AI인지 헷갈리는 상황도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통 남궁훈의 승부수 "휴먼과 비(非)휴먼이 메타버스에서 만날 때"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남궁 내정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한게임 시절부터 연을 맺고, 이후 NHN,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를 거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게임통'이다. 그는 "V TF의 롤플레잉 채팅이 롤플레잉게임에서 왔듯이, 기획중인 메타버스의 아이디어 대부분은 게임부문에서 나왔다"고 귀띔했다. 이어 "카카오가 TF의 중심을 잡고 카카오브레인, 카카오게임즈, 메타보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디지털콘텐츠 중 휴먼의 영역은 웹툰 등 카카오엔터, 비휴먼의 영역이 카카오게임즈라 생각한다"며 "지금은 휴먼과 비휴먼이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시기"라고 바라봤다.

아울러 "그동안 디지털세상에서 돈을 번 게 법인이나 회사단위였다면, 메타버스 시대엔 개인들이 디지털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인 'B2C2C'로 바뀌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블록체인에 대한 접근이 텍스트기반 메타버스 사업과 접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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