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2024년 1월 열리는 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개최 북측에 제안
“정부가 독점한 정치적 방식으로는 관계 개선 요원, 민간 자율 넓혀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서울시 중구 중앙일보S 사옥에서 진행한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남북교류 사업 등 그동안 일궈낸 사업을 회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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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C, 완판남, 감자도지사….
최문순(66) 강원도지사의 별명들이다. 문순C는 MBC 사장 시절 친근한 그의 이미지 때문에 붙었고, 완판남과 감자도지사는 그가 강원도 특산품인 감자를 직접 판매에 나서면서 붙었다. 강원도지사 3선 임기를 채 몇 달 남겨두지 않은 지금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별명은 ‘평화도지사’가 아닐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최 지사가 걸어온 11년 세월은 평화도지사 한 단어로 압축될 만큼 그는 한반도 평화정착에 열정적이었다. 최 지사는 “기회가 된다면 2024년 동계청소년올림픽이 열리면 원산에 가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1월 27일 월간중앙과 만난 최 지사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치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임기 11년째에 접어드니 만감이 교차할 것 같다. 특히 평화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강원도는 한국전쟁의 제일 큰 피해자다. 전쟁 당시 인구 비례 사망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분단되면서 변방의 ‘맹지’가 됐다. 어쩌면 북한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가 가장 깊은 곳이다. 이런 지정학적·정서적 조건을 극복해보려고 시도한 게 평창 동계올림픽이었다. 과거의 전쟁터를 평화의 무대로 바꿔보고 싶었다.”
동계올림픽 개최 후 바라던 성과가 있었나?
“강원도의 존재 양식을 바꾼 계기가 됐다. 체육시설, 도로, 철도, 항만 등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SOC(사회기반시설)가 대대적으로 깔렸다. 분단, 휴전선, 산골짜기 정도였던 강원도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인구가 늘기 시작했다. 청년들도 많이 오고 주로 40~50대 정착 비율이 높다.”
인구가 늘고 관광객이 많이 찾으니 경제적 상황도 전보다 나아졌을 것 같다.
“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새로 부설된 철도와 도로를 따라 사람, 기술, 자본이 유입됐다. 투자유치 규모만 7조4080억원에 달하고, 1만 개 넘는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강원도 역사상 처음으로 국비 ‘8조원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성과도 있었다.”
퇴임 후 원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왜 하게 됐나?
“북한 원산은 본래 물산이 발달한 곳이다. 속초에서 크루즈를 띄워 왕복할 수 있고, 갈마국제공항도 있다. 명사십리(明沙十里)라고 하는 길고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호텔과 콘도가 배치돼 있고,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을 만한 마식령스키장도 있다. 동계청소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가 성사되면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는 북한의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다.”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에 거는 기대가 커 보인다.
“청소년동계올림픽은 남북관계를 전환하는 데 있어 절체절명의 기회라고 본다. 이번에 막혀버리면 당분간 남북 교류에서 명분 있는 이벤트를 만들기가 어렵다. 이벤트를 만들려면 남·북·미 세 주체의 정치 상황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이건 엄청난 노력은 물론 운도 따라야 한다. 청소년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여러 조건이 최적의 상황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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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위해선 체육정치, 음악정치 중요”
지난 1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 제진 구간 철도건설 착공식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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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지난 1월 1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2024년 1월에 열리는 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IOC 위원들의 투표 결과 총 유효표 81표 중 찬성 79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장소는 잠정적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시설들이 있는 평창, 강릉, 정선 일대로 잠정 결정됐다. 강원도는 북한 지역에서도 올림픽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IOC에 요청했고, 다행히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이후 북측에 공동개최를 공식 요청했다. 최 지사는 “동쪽에서 문제를 풀어간다”고 했다.
남북 공동개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전된다면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탈 거라고 보는 근거는 뭔가?
“민족의 경사를 같이 치러야 하는데, 전쟁 상태를 유지하면서 치르는 것처럼 큰 모순이 어디 있겠나. 공동개최를 하자는 말에는 ‘전쟁상태에서 올림픽 공동개최는 불가능하다’는 함의가 있다. 대놓고 ‘종전합시다’가 아니라 세계적 행사를 치르기 위해 민족이 단합해야 하고, 그걸 위해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논리다. 스포츠라는 비정치적 행위를 통해 가장 정치적인 행위를 하는 거다. 북한과 관계에선 정상 간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체육정치, 음악정치도 중요하다.”
듣고 보니 최 지사는 체육정치, 음악정치를 모두 기획해본 경험이 있지 않나?
“그렇다. 2008년 MBC 사장일 때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평양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기가 평양에 게양됐고, 뉴욕필이 미국 국가를 연주하는 게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김정일 위원장이 당시 ‘이것이 음악정치라우’라고 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지금은 남북관계를 너무 정치적으로만 접근해서 문제다.”
북측과 만나본 경험자로서 지금의 남북관계 어떻게 평가하나?
“과거보다 오히려 풀뿌리 교류가 없는 상황이다. 남북관계는 기업, 시민단체 등 민간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전부 독점하려 하니 지금과 같은 문제가 생기는 거다. 남북교류는 모세혈관처럼 여러 단위가 연결돼야 서로 스며들고 이해관계를 넓힐 수 있다. 국가가 관계를 독점하면 모두가 막힌다. 중국 각처에서 만나 술 한잔하면서 교류를 풀어가는 관계들이 있는데 이걸 공동연락사무소라는 곳에 한데 모아둔 건 문제다. 그렇게 하면 통제는 쉽겠지만,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기가 어렵다.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건 그런 이유도 있다고 본다.”
북측이 비정치적 교류에 호의적인가?
“굉장히 호의적이다. 정치·외교적으로 풀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을 비정치적 분야로 풀고자 하는 희망도 크다. 정상끼리의 만남은 휘발성이 강해서 그 장면이 주는 감동과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하지만 예술, 스포츠는 다르다. 미국과 중국의 핑퐁외교가 냉전을 종식하는 실마리가 됐고, 뉴욕필 평양 공연 때 아리랑을 연주하자 남·북·미 관객이 모두 울었다. 이런 공동의 체험이 더 많아져야 한다.”
청소년동계올림픽 공동개최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
“낙관하고 있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결심하고 첫 대상지로 삼은 게 원산이다. 김일성 주석의 고향이기도 하고, 지정학적 위치도 좋아 관광특구로 개발했다. 작년 4월에 호텔·콘도 274개 동을 완공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개장을 못했다. 개발해놓고 골치 아픈 상황인 거다. 2024년 청소년동계올림픽 공동개최는 북측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 논의 중인데, 명분만 잘 잡히면 충분히 응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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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유럽여행, 꿈 아닌 현실 된다”
2018년 2월 9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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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회는 어떤 콘셉트로 열리나?
“협력·평등·평화·미래 4대 정신을 이번 대회에 담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그동안 도시명을 사용하도록 한 IOC의 원칙을 깨고 ‘강원’이라는 광역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강원도를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남북 공동개최를 한다면 ‘남강원도’와 ‘북강원도’로 갈라진 분단의 현실과 통일의 염원을 국제사회에 알릴 기회다. 세계 유일의 분단 도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미래 주인인 청소년을 통해 세계에 전달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알리고자 한다.”
지난해 남북교류협력법이 개정돼 지방자치단체가 남북 교류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강원도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강원도는 지난 2000년 지자체 최초로 ‘남북강원도교류협력 합의서’를 체결한 이후 교류를 활발히 해왔다. 최악의 남북관계 속에서도 강원도는 국제유소년축구대회 남북 공동개최, 인도적 차원의 협력사업들을 지속 추진해 희망의 불씨를 지켜왔다.
얼마 전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간 철도건설 사업이 착공했다. 어떤 의미가 있나?
“2018년 9월 남북 정상의 판문점 공동선언에서 약속한 동해북부선 연결을 이행함으로써 우리의 신뢰와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동해북부선 철도건설사업은 부산에서 강릉, 비무장지대(DMZ)까지 전체 동해선 중 미연결구간인 111㎞를 잇는 공사다. DMZ-원산-청진으로 이어진다. 남북을 철도로 잇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해선 철도의 궁극적인 목적이 남북한 연결인가?
“2027년에 완공되면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블라디보스토크-시베리아-베를린까지 1만1971㎞에 달하는 유라시아 철도가 완성된다. 기차 타고 유럽 가는 게 현실화하는 거다. 티켓 값은 현재 물가 기준으로 7박 8일에 61만원 정도다. 러시아 구간 연결은 기술적 난제가 있긴 하지만, 남북한은 표준궤를 쓰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대도 좋지만, 금강산 관광처럼 기존 사업을 재개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금강산 관광은 중단된 지 벌써 14년째 접어들었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남과 북 모두에게 막심하다. 매년 23만 명에 이르던 관광객이 단절되면서 출발지인 고성군을 찾던 관광객도 연간 200만 명 정도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경제적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019년 고성군 자체조사로는 손실 규모가 3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 정부에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류사업 재개를 추진했지만 답보상태다.”
강원도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어떻게 준비하나?
“2024 청소년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도록 다양한 채널로 노력하고 있다. 기존 금강산 관광 코스를 다양화하고, 마식령스키장, 원산항, 원산관광특구까지 연계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걸 구상하고 있다. 또 육로 외에 철도, 항공, 해운 등 접근 경로도 입체화할 계획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설악권과 금강권 관광지를 연결해 ‘국제관광자유지대’로 조성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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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는 가족의 가치 중심에 둔 공공형 테마파크”
2019년 2월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평창포럼 2019’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평창 대회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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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 사업 외에도 곧 개장을 앞둔 레고랜드도 재임 중 기억할 만한 사업으로 남을 것 같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공사를 마치고 시험 운영 중이다.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그랜드 오픈한다. 레고랜드는 상업적 테마파크이면서 북유럽의 사회적 가치를 반영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삼대가 같이 와서 시설을 둘러보면 가족에 대한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을 거다.”
레고랜드에는 어떤 시설이 있는지 궁금하다.
“총 7개 구역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와 강원도의 명소를 축소한 ‘미니랜드’, 타워와 레고 기차, 창작소 등이 있는 ‘브릭토피아’, TV 만화 닌자고를 형상화한 놀이시설인 ‘닌자고월드’, 소방서, 시청, 학교 등을 블록으로 꾸민 ‘레고시티’, 해적선 모형과 물놀이 시설을 갖춘 ‘레고해적’, 중세시대 성을 축소해놓은 ‘레고캐슬’, 팩토리 어드벤처를 체험할 수 있는 ‘브릭 스트리트’ 등이다.”
사업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을 비롯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사업성에 모든 기준이 맞춰져 있는데, 레고랜드의 개념은 좀 다르다. 강원도가 공영방식으로 땅을 제공하고 기업이 장비와 시설을 투자하는 식으로 진행해 공공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게 목표가 아니라 가족이 같이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구현하고자 했다. 이를테면 장애 아동이 있는 가족의 경우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지 않다. 레고랜드에는 전문가를 배치해 누구나 편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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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식 복지국가 모델로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5월 5일 문을 여는 레고랜드 코리아의 레고캐슬. 특색 있는 7개 구역으로 나눠진 레고랜드는 가족의 가치를 중심에 둔 북유럽식 가족형 테마파크로 운영된다. / 사진:레고랜드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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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개장으로 기대하는 파급효과는?
“우선 가족 단위 방문객을 연간 200만 명 이상으로 본다. 약 9000명에 이르는 고용창출과 연간 5900억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수 있다. 전 세계 레고랜드는 지역별로 연평균 1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는 인구가 30% 이상 늘어 신도심이 형성됐고, 미국 캘리포니아 칼즈배드는 상시고용이 늘면서 인구가 7만에서 11만 명으로 늘었다. 우리는 지역 대학(강원대·한림대)과 연계해 약 1450명 안팎으로 인력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또 지역 농수산물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가급적 지역업체 참여를 확대해 지역이 상생하는 협력사업 모델로 삼으려 한다.”
레고랜드에 대한 시선처럼 북유럽 모델에 대해 선망과 막연한 두려움, 거부감이 공존하는 게 현실이다.
“북유럽 모델은 복지국가의 모델이다. 정치의 기준을 가정에 둔다. 취직시킬 사람이 있으면 정부가 책임지고, 아픈 사람도 무조건 정부가 돌봐준다. 우리는 복지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아직 모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우리 사회의 기준은 온통 경제성장률과 각종 경제적 수치에 맞춰져 있다. 개인이 능력 위주 경쟁일변도로 몰리다 보니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 삼대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선후보 경선 때 스피커를 좀 더 키웠으면 이런 담론을 국민이 더 이해하기 쉬웠을 텐데 아쉬움이 클 것 같다.
“저도 나름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했는데, 이상한 소리에 날아가버리더라. 건전하게 토론하고 평가하는 정치 문화가 없어졌다. 철학도 없고, 사회적 성찰도 없다. 역대 대선이 늘 혼란스러웠지만, 이번엔 특별히 더 그런 것 같다. 고급 언어는 설 자리를 잃었고, 저급함이 그 자리를 채웠다.”
민주당 안에서 나온 ‘586 용퇴론’은 어떻게 보나?
“우리 세대는 민주화를 이루면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언론의 민주화라는 방향성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민주화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지금이라도 정확히 보려는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 청년이 왜 힘든지 구체적 해법을 연구도 해야 하고, 경제 양극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새롭게 공부해야 한다.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교체’가 아닐까. 누가 되든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 같다. 어떤 담론이 대선 어젠다가 돼야 한다고 보나?
“시대정신은 명확하다. 불평등과 빈부 격차 해소. IMF 이후 승자독식 구조가 고착화하다 보니 약육강식이 당연한 세상이 됐다. 그 피해가 청년, 장애인, 공간의 관점으론 비수도권 지역에 돌아갔다. 해결책은 북유럽식 복지국가 틀이라고 본다.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해서 부가 재분배되진 않는다. 부를 재분배할 방식은 임금을 통해서다. 고정수입을 늘려주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그래야 가정을 안정시키고, 사회가 안정된다.”
글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 사진 정준희 기자 jeong.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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