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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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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유세 열흘동안 '박정희 20번' '김대중 45번'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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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하수민 기자, 박효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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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 고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2.2.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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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10일 간의 유세 중 더불어민주당 계열 전직 대통령을 국민의힘 계열 전직 대통령보다 많이 언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에서는 20차례 이상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보수 정당에게 '마의 벽'으로 불리는 호남 두자릿수 지지율 확보를 노리는 한편 중도층 표심도 공략하는 차원이다.


DJ 정치적 고향 호남에서 '김대중 25번'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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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호남동 목포역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2.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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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15일부터 24일까지 유세문을 전수 분석한 결과 윤 후보는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각각 45회, 19회 발언했다. 호남 지역 유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한 횟수는 25회에 달한다. 고 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은 같은 기간 각각 20회와 6회 거론한 것과 대비된다. 하루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2번 언급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4.5회 말한 꼴이다.

민주당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호남에서는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수 정당 대선후보로는 최초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기도 했다. 윤 후보는 23일 전남 목포에서 "저나 국민의힘은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 정신에 가깝고 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전남 신안군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서는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이라며 "우리가 이 위대한 정신을 잘 계승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내부에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세력과 함께 할 뜻이 있다고 강조하는 측면에서도 두 전직 대통령을 소환했다. 윤 후보는 22일 충남 당진에서 "저와 국민의힘은 정부를 맡게 되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에서 합리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던 양식있는 정치인들과 협치하겠다"며 "국민의힘의 미흡한 점을 보충하고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국민 통합 정치, 번영의 경제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 비리 연루 의혹을 비판하는데도 쓰였다. 윤 후보는 19일 경남 김해에서는 "(김만배 일당이) 3억5000만원을 들고 가서 8500억원을 빼오는 그런 도시개발 부패의 주범을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는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는 민주당이 노무현의 민주당인가. 김대중의 민주당인가"라고 했다.


호남 역대 최고 지지율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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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여객선을 타고 전남 신안군 하의도로 향하고 있다. 2022.2.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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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우선 호남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다. 윤 후보는 6일 광주, 12일 전북 전주·남원, 전남 순천·여수, 16일 광주·전주를 찾은 데 이어 22~23일에는 전북 익산·정읍, 전남 목포·신안을 찾았다. 이달 들어서만 4번이자 매주 한 번 꼴 호남 방문이다. 사실상 한자릿수에 머물던 호남 득표율을 끌어올려 이번 대선에서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공을 들여왔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 정당이 호남에서 얻은 최고 득표율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후보)이 얻은 10.52%다.

정치평론가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지금은 상대 진영인 호남에 집중하고 선거에 임박해서는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에 집중하는 동선을 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지역주의가 약해지고 있는 호남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층을 공략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윤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실용주의를 내세워서다. 윤 후보는 목포 유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1998년 취임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는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늘 강조해오셨고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다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외교안보관과 적폐수사 관련 발언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평론가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색깔론을 들어가면서까지 한반도 평화 경제 체제를 얘기했던 사람"이라며 "남북 대화보다 힘의 우위를 얘기하며 사드 추가 배치를 얘기한 윤 후보와 결이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장성철 특임교수는 "중도층 공략을 위해서는 포용적인 모습이 필요하다"며 "현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면서 김대중 정신을 얘기하는 건 모순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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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 열린 수원 집중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2.2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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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dkkim@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박효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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