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에 담판 압박 분위기
권영세 “모두가 조심할 때”
두 후보 간 주말 만남 관측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직접 단일화 담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에서 윤 후보 담판 필요성을 압박하는 분위기도 동시에 형성되고 있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직거래를 하게 될 골든타임으로 26~27일이 꼽힌다. 단일화 2차 마지노선인 투표용지 인쇄일(28일) 이전이자 대선 후보 4차 TV토론회(25일) 이후 시점이다.
국민의힘은 24일 입단속에 돌입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담판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해석된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선대본부 회의에서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뜻을 최우선으로 해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할 때”라며 “대표를 비롯해 우리 모두 정권교체란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이다.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최근 안 후보를 향해 조롱성 댓글을 달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전날 안 후보 측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과 단일화 협상 과정 관련 폭로전을 벌였다.
당내에선 윤 후보가 26~27일 안 후보와 담판을 할 것이고, ‘그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이 대표와 이 본부장의 폭로전이 기폭제 역할을 한 셈이다.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이제는 후보가 직접 나서서 담판을 지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표용지 인쇄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후보 직거래에 힘을 싣는 요소다. 선대본부 다른 관계자는 “후보 간 단일화 논의를 하기 가장 좋은 때는 26~27일”이라며 “안 후보는 25일 토론회를 원할 것이고, 우리도 투표용지 인쇄일 이전에 마무리짓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1차 시한은 후보 등록일(2월13~14일) 전, 2차 투표용지 인쇄일(2월28일), 3차 사전투표일(3월4~5일), 4차 본투표일(3월9일) 전까지로 본다.
한 중진 의원은 “(후보 간 합의 후 사소한 문제는) 대리인을 세우면 하루 만에도 해결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윤 후보가 26~27일 사이 안 후보와 담판을 짓고, 28일 예정된 윤 후보의 ‘열정열차’ 일정에 안 후보가 합류하는 과정을 이상적인 그림으로 기대한다.
민주당이 안 후보를 향해 통합정부 구성을 제안하는 상황도 담판론을 압박하고 있다.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고, ‘이준석-이태규’ 폭로전이 터진 데다, 민주당까지 안 후보의 새로운 협상 대상자로 나선 꼴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당내에선 단일화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다. 권영세 본부장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주말 회동설에 대해 “모르는 얘기”라면서도 “정권교체를 국민의 절대 다수가 원하고 야권통합도 정권교체를 위한 일인 만큼 우리는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안 후보가) 결렬을 선언한 상황에서 (후보 간 담판) 그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박순봉·문광호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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