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3일 강원 철원군 신철원사거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주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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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조롱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당 쪽에 합당 등의 이면 제안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윤석열-안철수 연대’의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 연말 ‘윤석열 측근’들과 충돌하며 내홍의 원인을 제공했던 ‘이준석 리스크’가 선거 막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26일 선대본부 회의에서 “단일화를 둘러싼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으나 더 큰 통합,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가는 과정의 하나”라며 “당대표를 비롯해 우리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이 아닌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공개 회의 석상에서 이 대표를 콕 집어 단일화 논의에 혼선을 가져온 행태를 경고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안 후보를 조롱하며 감정을 상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윤 후보와 상의도 없이 안 후보 쪽에 합당과 지분을 제안한 ‘이중플레이’가 전날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의 폭로로 드러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날 이 대표를 향한 권영세 본부장의 공개 경고도 윤 후보의 뜻으로 봐야 한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다시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곤란하니 권 본부장이 대신 총대를 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표를 향한 내부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에게 평소 힘을 실어주던 홍준표 의원도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 게시판 문답 코너에서 “(이 대표의) 오버액션이 좀 심한 것 같지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필요한 것은 이 대표의 조롱이 아닌 조력”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단일화는 후보 권한이지, 대표에게는 권한이 없다. 자꾸 국민의당 쪽을 자극해 감정 상하게 하는 행동이 적절해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윤 후보는 점점 희박해지는 단일화 불씨를 살리기 위해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단일화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단일화 방식이나 타이밍을 전적으로 후보가 정할 것”이라며 “투표용지 인쇄일까지 시간이 별로 없어 늦어도 다음주 초에 진전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 주변에서는 “여론조사 단일화를 제외한 모든 조건을 수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두 후보가 만났으면 좋겠는데 이번 주말 가능성은 낮다. 양쪽 분위기가 진정되고 국민의당에서 우리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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