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우크라 침공] 유가·물가 전방위 압박 우려…러시아 제재 확대시 타격 커질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에 120달러 예상까지…한은, 10년만에 3%대 물가상승율 전망

한은 총재 "제재 수위 높아지면 글로벌 교역 위축, 국내 생산·수출에 영향"

사태 장기화하면 경제 충격 불가피…정부 "아직 이상 징후 없어"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 뉴스 시청하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4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뉴스 속보를 시청하고 있다. 2022.2.24 2022331@yna.co.kr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김다혜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면서 전쟁 발발에 따른 경제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당장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 등 주요국은 대(對)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제재 동참 의지를 밝히면서 향후 교역 타격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 국제유가 120달러 전망도…10년만에 연간 3%대 물가상승률 전망

24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국내 수입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2일 기준 배럴당 9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가격(배럴당 83.5달러) 대비 15% 뛰어오른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개시가 알려진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014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되며 향후 국제유가가 12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우크라이나발 유가 급등세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을 공급하는 국제 원자재 핵심 생산국으로, 양국 분쟁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국내 생산자물가가 오르면서 결국 소비자물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제시했다.

한은이 연간 3%대 물가 상승률을 전망한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만약 전면전을 전제로 하면 원자재 가격 등이 크게 올라 물가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서방이 경제 제재 수위를 상당히 높이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국내 생산과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휘발유 가격은 최근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천718.4원으로 3개월 만에 1천700원 선을 넘었고, 서울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천796원으로 1천800원대에 근접했다.

◇ 에너지 단기 수급엔 문제 없다지만…"장기화하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정부는 일단 에너지 단기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경우 장기계약 비중이 높고, 유사시 활용할 수 있는 정부 비축물량도 106일 사용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미국·북해·중동산 등 석유를 대체 도입하고,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 등을 통해 물가 상승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향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확대되면 러시아의 원유 수출 통로가 막히면서 글로벌 수급 균형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러시아는 하루 500만배럴(bpd) 규모 원유를 수출하는 세계 3위 산유국으로,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은 전 세계 교역량의 12%에 달한다.

더구나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제재 수위에 따라 수입 물가 타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민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과거 이란의 사례와 같이 대러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은 러시아산 원자재를 수입하지 못하게 될 수 있고, 이 경우 전 세계 원자재 공급량이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실제로 우리나라가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많이 의존하지 않는다고 해도 가격 자체가 오르면 수출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경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지만, 혹시라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는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제 이상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실물경제 영향을 점검했다.

아울러 오는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상황별 대응 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mskwa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