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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고유가 지속땐 스태그플레이션 치명타···'인플레 파이터'도 대응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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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우크라 셈법에 복잡해진 연준

"1970년대 오일쇼크때와 비슷"

월가 "금리인상 미루면 안돼"

전면전 확산땐 유가 급등 지속

물가상승·경기침체 우려 커져

연준 내달 금리인상 시작하되

올 6~7회 인상 방침 바뀔수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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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군 진입 명령을 내린 러시아에 미국과 유럽이 경제 제재를 시작하면서 긴축을 앞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1차적으로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기름 값이 과도하게 치솟을 경우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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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 시간)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우크라이나 문제는 밀이나 니켈·팔라듐 가격 상승보다 석유가 핵심”이라며 “국제 유가가 아마도 배럴당 10~15달러 오를 것이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무연휘발유 1갤런당 30센트 혹은 40센트 정도의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긴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무연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3.53달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0센트, 지난달에만 21센트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30~40센트가 추가로 오를 경우 0.5%포인트의 물가 상승 효과가 나타난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7.5%포인트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만 8% 이상의 물가 상승률을 보이게 된다. 앞서 JP모건은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할 경우 미국 물가가 2%포인트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28달러(1.4%) 오른 배럴당 92.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96.0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런던 ICE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한때 전 거래일보다 6% 이상 상승한 배럴당 99.4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준의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상의 이유가 된다. 실제 월가 안팎에서는 유가가 폭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지난 1970년대 상황과 비슷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긴축을 예정대로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연준이 위기를 이유로 긴축을 줄인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지금이 1970년대나 1980년대 초반과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더 늦어져 그렇게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최근 브루스 캐스먼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올 3월부터 내년(두 차례)까지 9회 연속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게 문제다. 높은 유가가 지속되면 경제성장 속도가 꺾이고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경기 침체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금리를 계속 올릴 경우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 CNB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준의 금리 결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며 “유가 상승은 먼저 인플레이션을 촉진하지만 높은 물가가 오래 계속되면 경제성장을 위축시키고 물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더 심각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성장을 약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불행한 상황은 물가는 상승하고 경기는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을 가능성”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다음 달 금리 인상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0.25%포인트로 낮아질 수는 있지만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뜻이다. 캐스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는 것을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3월 이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상황은 달라질 여지가 있다. 시장에서 올해 최대 6~7회의 금리 인상을 점치는 가운데 유가가 어느 정도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1% 떨어지면서 고점 대비 10% 하락을 의미하는 조정장에 진입했다. CNBC는 “원유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세계 경제를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석유 가격”이라며 “석유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3월 금리 인상 이후에 연준이 이를 이어나갈지 아니면 속도를 늦출지가 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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