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야권 단일화 결렬에 폭로전 후폭풍···‘반윤연대’ 우려 목소리

경향신문
원문보기

야권 단일화 결렬에 폭로전 후폭풍···‘반윤연대’ 우려 목소리

서울맑음 / -3.9 °
[경향신문]
“깔끔하게 사퇴하고 합당하면
최고위·공심위 참여 보장 제안
이 대표가 안 후보 진심 왜곡
배신자 프레임으로 내부 이간”

국민의힘 “국민의당에 말려들어”
‘반문연대’ 아닌 ‘반윤연대’ 우려

‘윤석열 끌어내려는 의도’ 해석도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달 초 안철수 대선 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았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달 초 안철수 대선 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았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으로 점화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 갈등이 폭로전으로 비화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후보 주변에 배신자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하자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이달 초 이 대표가 안 후보 사퇴를 전제로 양당 합당 등을 제안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당 제안 등을 인정하면서도 안 후보의 정치적 위상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양측 갈등이 격화하면서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날아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에선 이 대표 등을 배제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단일화 담판 무대로 끌어올리려는 게 이 본부장의 의도라는 설명도 나온다.

이태규 본부장은 2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2월 초 비공개로 이 대표를 만나 합당 제안을 받았다”며 “안 후보가 후보직을 깔끔하게 사퇴하고 이를 전제로 합당하면 선거 후에 국민의당 의사를 대변하고 반영할 수 있는 특례조항을 만들어 최고위·조강특위·공천심사위 참여를 보강하겠다는 제안”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 제안 중 “2월11일 국민의힘 ‘열정열차’ 출발일에 도착역인 여수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함께 내리면서 단일화 선언을 하는 빅이벤트를 준비했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 후보가 여기에 응하면 안 후보에게 정치적 기반을 닦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게 안 후보에게 제안하는 내용’이라는 (이 대표의) 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가 안 후보 사퇴를 전제로 서울 종로 보궐선거 공천이나 이후 부산 지역 총선 출마 등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윤 후보 측근들을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인적 조언을 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 같은 폭로를 하게 된 배경으로 “안 후보의 진심을 왜곡하는 발언을 이 대표가 계속해 왔다. 오늘은 ‘배신자’ 프레임까지 갖다가 내부 이간계를 쓰는데, 이 대표 진심은 뭐냐고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서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측 관계자에게 안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라는 등의 제안을 해온 것도 있었다”며 국민의당 내부에 배신 행위를 한 인사들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강원 철원에서 유세 중이던 이 대표는 이 본부장 회견 직후 국회로 돌아와 간담회를 열고 “(이 본부장의 간담회로) 누가 정치적으로 누구를 우대하려고 했는지는 백일하에 공개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합당 제안이나 서울 종로 출마 거론 등은 “안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보장하기 위한 고민”이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간 자신이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대비했고, 국민의당을 배려해왔다고 강조했다. 여수역 단일화 선언 아이디어는 안 후보가 최대한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이 ‘이 대표가 윤 후보 측근을 조심하라’고 말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우리 후보의 의중을 참칭해서 이야기하는 분들을 조심하라고 이야기했다”고 인정했다. 이 대표는 이 본부장이 ‘배신 행위를 했다는 인사가 누구인지 밝히라’고 요구한데 대해서는 “정치적 예의상 공개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배신’ 발언에 이어 이 본부장의 폭로전이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단일화는 정말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하는데, 너무들 거칠게 다룬다”면서 “우리당이 국민의당에 말려들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단일화를 망치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본부장의 이날 돌출적인 행동이 윤 후보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이 대표 같은 중간다리들 없이 후보간 1대1로 만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본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표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이 대표의 합당 제안에 대해서는 “후보가 아닌 당 대표인 자신과 단일화 논의를 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윤 후보를 끌어내기 위해 이 본부장이 폭로전이라는 강수를 동원했다는 해석이지만, 이 같은 벼랑 끝 전술이 자칫하면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작지 않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내에서는 윤 후보가 이번주 중으로 단일화 성사를 위해 안 후보를 직접 찾아가 마지막 설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책임총리제·다당제 강화 등을 앞세워 안 후보를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면서 ‘반문(재인) 연대’가 아닌 ‘반윤(석열)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가 안 후보와의 연대를 축으로 심상정 정의당·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까지 한 데 엮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안 후보가 그동안 해온 말(정권교체)이 있고, 심 후보도 위성정당 사태로 크게 당한 게 있는데 설마 민주당과 함께 하겠느냐”면서도 “만약에 그런 식으로 연대가 된다면 선거 막판 물줄기를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대본부 또다른 관계자는 “문전박대를 당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며 “윤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일(28일) 전까지 안 후보를 만나러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