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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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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재명 "한국, 기축통화국될 수도"…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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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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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경기 안양시 안양중앙공원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2.2.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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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국)가 곧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20대 대선 첫 법정 TV토론회(3차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적정 국가부채 수준을 논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후보의 말은 과연 사실일까.


기축통화가 뭘까?


기축통화란 국제외환시장에서 금융거래 또는 국제결제의 중심이 되는 통화를 말한다. 화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경제적 가치를 저장하는 것인데, 화폐를 발행한 국가 밖에서도 그 가치가 인정되는 통화를 기축통화라 한다. 금과 은을 생각하면 쉽다. 전근대시기 고려의 벽란도와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라비아 바그다드에서도 금을 제시하면 물건을 살 수 있었다.

현대에는 미국의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영국이 제2차 세계대전과 브레턴우즈 체제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미국에 자리를 내주면서 전 세계 기축통화가 영국 파운드화에서 미국 달러화로 바뀌었다.

넓은 정의로 보면 달러화 외에도 파운드화와 유로(EURO)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도 기축통화라 부를 수 있다. 발행국 외에서도 국제 거래에 폭넓게 쓰이기 때문이다. 유로화 헤지통화로 기능하는 스위스프랑도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기축통화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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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대통령선거 후보 토론회가 열린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2022.2.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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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된다고?


이 후보가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은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 지위'를 원화가 차지할 수 있다기보다는 파운드와 엔, 위안화, 스위스프랑 등과 유사하게 세계시장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 측 공보단은 해당 발언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지난 13일 '원화가 IMF(국제통과기금)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5가지 근거' 보고서에서 △한국경제의 위상 △IMF 설립목적과 부합 △세계 5대 수출강국 △국제통화로 발전하는 원화 △정부의 원화 국제화를 위한 노력 등을 근거로 원화가 기축통화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SDR은 IMF에서 일정조건에 따라 국제유동성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SDR 통화바스켓에는 달러와 유로, 엔, 파운드, 위안 등이 포함돼 있다.


원화가 국제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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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27.94P(1.03%) 하락한 2,676.54를 원·달러 환율은 8.70원 상승한 1,199.8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영향으로 2700선 아래로 떨어졌다. 2022.2.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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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경련의 주장대로 원화가 IMF 특별인출권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IMF 특별인출권 통화바스켓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수출규모가 세계 5위권에 포함'돼야 하고 '국제거래의 결제수단으로 통용'돼야 하며 '외환시장에서 폭넓게 거래'돼야 한다. 통화발행 주체별로 보면 한국은 수출 5위안에 들어간다. 한국 수출규모는 지난 2016~2020년 평균 5438억달러(약 650조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두 조건을 맞추기에도 부족하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원화는 지난 1월 기준 통화별 국제결제 비중 상위 20개국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달러(39.9%)와 유로(36.5%), 파운드(6.3%), 위안(3.2%), 엔(2.8%) 등과는 대조적이다. 심지어 원화는 20위를 차지한 헝가리 포린트(0.18%)보다 결제 비중이 낮다.

한은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SDR에 포함된 게 위안화인데 그 때도 쉽지 않았다"며 "원화는 현재까지 무역과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한국의 무역자체도 달러로 결제되는 상황이라 이런 상황에서 기축통화 논의를 하기는 조금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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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91억7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4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4063억2000만달러), 11월(4074억6000만달러), 12월(4088억2000만달러), 올해 1월(4096억5000만달러) 4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2월 감소세로 전환됐다. 2020.3.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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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국이 되면 무조건 좋을까?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기축통화국이 되면 더 적은 이자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국가신인도가 개선돼 원화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이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축통화국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서 자국 화폐가 해외에 많이 유출돼 있고 자본 유출입이 자유로운 국가라는 뜻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경우 무역적자 규모가 큰데, 이는 자국 통화가 외국에 많이 풀려 있어야 하는 기축통화국의 숙명이기도 하다.

해외에 흘러나간 자금의 규모가 상당할 경우에는 위기시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투기적 공격에 노출되기 쉬워진다는 의미다.

또 기축통과국은 통화정책 등 독자적인 거시경제정책을 수행하기가 더 어렵다. 무역이 국내총생산(GDP)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되더라도 환율의 안정성을 포기하기 어렵다. 자본이동에 대해 통화정책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원화가치가 적정수준 이하로 낮아지면 통화당국은 금리를 올려 대응해야 하는데, 국내경기가 둔화 또는 침체 국면일 경우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현재는 기축통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대응할 수 있으나 원화 국제화가 현실화되면 상당히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할 수 있다.

재정정책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전일 TV토론에서 국채발행을 늘릴 수 있는 근거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정작 기축통화국이 되면 자국 국채를 가진 글로벌 금융시장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국채를 추가 발행하기 더 어려워 질 가능성도 있다.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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