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1번 문동주가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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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훈련장에 가보면 투수조와 야수조가 따로 훈련한다. 과거에는 구분 없이 같이 섞여 있었다. 투수들의 수와 야수 수가 거의 같아서 놀란다. 투수들이 그만큼 많다. 프로팀에 스카우트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각 구단의 1차 지명도 대개 투수들의 차지였다. 최근 3년간 통계를 보면 총 39명 가운데 23명이 투수다. 야수는 6명. 23-6의 압도적 스코어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KIA는 지난 해 8월 1차 지명에서 내야수 김도영을 선택했다.
연고지역에 뛰어난 투수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문동주(19·한화)라는 대형 투수가 있었으나 끝내 외면했다. 선택일 얼마 전까지 문동주설이 유력했다. 불과 며칠을 앞두고 KIA의 손끝은 김도영으로 돌아섰다.
그래도 투수인데. 타 구단 스카우트조차 의외라고 생각했다. 같은 값이면 투수를 선택하는 쪽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화는 2006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후 가장 확실한 투수를 뽑게 됐다.
KIA 타이거즈가 1차로 지명한 김도영.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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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 어느 정도 투수일까. 한화의 전설 이상군 북일고 감독에게 물어 보았다. 이 감독은 한화에서 100승(10완봉),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한 투수. 투수코치, 2군 감독, 1군 감독 대행을 두루 거쳤고 3년 동안 스카우트로도 활약했다. 현장과 스카우트를 함께 거친 몇 안 되는 경우다. 그만큼 선수(특히 투수)보는 눈이 특화되어 있다.
“최고 구속 156㎞를 던지는 투수 쪽으로만 편향되게 알려져 있다. 문동주의 진짜 매력은 부드러운 투구 폼이다. 체격(189㎝, 92㎏)도 좋지만 넘어오는 동작이 매끄러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커맨드, 변화구, 멘탈 등 좋은 투수의 3요소를 모두 갖춘 재목이다.”
광주 지역에 발군의 투·타자가 한꺼번에 나오는 바람에 대전 쪽으로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왔다는 평이다. 문동주에 대한 2군 캠프의 반응도 뜨겁다. 아직 불펜 피칭 단계이지만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박정진 2군 투수 코치는 “공을 놓는 동작에 무리가 없다. 1군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는데도 불평 없이 훈련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된 선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문동주에게는 배번 1번이 주어졌다. 과거 에이스의 상징이었던 번호다. 최동원 이전 한국야구의 에이스는 늘 1번을 달았다. 최동원이 11번으로 최고 투수에 등극하자 다른 투수들도 덩달아 11번을 선택했다.
신인시절 선동열은 11번을 달 수 없었다. 선동열이 18번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하자 이후 투수의 상징 번호가 됐다. 현역시절 이상군의 배번도 18이었다. 1번은 야구 기록에 투수를 의미하는 번호다. 일본 고교야구에선 아예 에이스의 등번호로 고정시켜 두고 있다.
1번을 단 문동주는 조원태(LG), 박영현(KT·이상 투수), 김도영 등과 함께 2022시즌 신인왕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문동주와 김도영의 라이벌 구도에 특히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가 2006년 류현진 이후 16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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