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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어제(21일) '대장동 의혹'을 두고 거친 설전을 벌였습니다.
어제 저녁 생중계된 '3차 TV토론'이자 중앙선관위 주관 첫 법정 TV토론 현장에서입니다.
토론회 대주제는 경제 분야로 지정됐지만 '룰'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기회만 생기면 각종 의혹을 들고 상대 허점을 파고 들어가 검증의 칼을 겨눴습니다.
대선 레이스에서 '양강'으로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앞선 두 차례 TV토론보다 훨씬 수위 높은 공방을 주고받으며 사사건건 충돌했습니다.
특히 이 후보의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녹취록을 고리로 한 윤 후보의 대장동 사건 연루 의혹까지 전면에 등장, 네거티브 성격의 비방전이 연출되며 후보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모두까기' 태세로 양강 후보의 약점을 건드리며 정책·도덕성 차별화에 주력했습니다.
특히 안 후보는 윤 후보에 유독 날을 세워 단일화 결렬에 따른 '앙금'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전평도 나왔습니다.
양강 후보의 대충돌 길목은 이번에도 '대장동'이었습니다.
둘 다 서로에게 틈만나면 '거짓말 프레임'을 거느라 안간힘을 썼습니다.
이따금 얼굴을 붉히는가 하면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습니다.
작심하고 칼을 간 듯 공격 수위는 지난 두 차례 TV 토론보다 거셌습니다.
추가 공개된 '김만배 녹취록'을 무기 삼아 대장동 연루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한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후보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통화 녹취록을 열거한 패널을 들고나와 역공을 가했습니다.
이번 대선 TV토론에서 처음 등장한 '소품'이었습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직접 펜으로 김씨의 녹취 내용을 일일이 가리켰고 해당 장면은 생중계 TV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김만배와 정영학 회계사의 통화 녹취록을 말씀하시는데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훨씬 측근이고 저는 (김 씨를) 10년간 본 적도 없고, 정영학이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내용이 없지 않으냐"고 맞받았습니다.
윤 후보는 또 "거기다가 제가 듣기론 그 녹취록 끝부분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고 응수했습니다.
이에 이 후보는 발끈하며 "녹취록 끝에 (김 씨가) 이재명 게이트라고 말했다는 것, 책임질 수 있느냐.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냐"고 따졌고, 윤 후보는 "저도 언론에서 (보도가) 나와서 들었다.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는 또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내용 등이 담긴 김만배 녹취록을 재차 거론하면서 "검사의 양심으로 누구를 의심해야 하나"라고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윤 후보는 "당연히 우리 후보님을 의심하지, 시장이 전부 했으니까"라고 받아쳤습니다.
이어 "(녹취록은) 자기 편끼리 하는 얘기"라며 "그 사람들은 우리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다 살아나갈 사람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양강 후보의 팽팽한 신경전은 아슬아슬한 감정싸움으로 치닫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와의 맞토론 도중 "후보님 규칙을 지키세요. 왜 검사가 규칙을 안 지키느냐"며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나. 없는 사실 지어내 사람 엮어서 기소하고 그래서 사람이 죽고 그랬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대통령 하면 (저를) 총장 시킨다고 하셨다면서요"라고 맞받았습니다.
이 후보가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대통령이 되면 당시 박영수 특검팀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에 기용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비꼰 것입니다.
감사·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상대 배우자 관련 의혹을 놓고도 두 후보는 입씨름을 벌였습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이야기를 하셨는데, 경기지사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하신다"며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논란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제대로 조사해 엄정하게 책임지고 사람들의 일할 의욕을 북돋는 것이 경제발전의 기본 아니냐"고 몰아붙였습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의혹을 부각했습니다.
이 후보는 "부인이 월급 200만 원을 꽤 오랫동안 받았던 것 같다. 그 외 수입은 없었는데 어떻게 70억 자산가가 됐나"라고 캐물었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서로에 대한 검증의 창은 접어둔 채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번갈아 조준했습니다.
안 후보의 화살은 유독 윤 후보에게 집중됐습니다.
윤 후보의 경제 공약을 고리로 압박면접식 공세를 퍼부었고, 대답이 시원치 않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냉소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후보 단일화 결렬의 앙금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정치 모리배'라고 직격한 바 있습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핀트를 못 잡는다", "고민이 부족하다"며 작심 공격을 이어갔고, 윤 후보는 '방어적 자세'를 유지하며 웃음으로 무마하는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반면 이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안 후보에게 공식 질문을 단 한 개만 하는 등 안 후보에게 유독 부드러운 스탠스를 취했습니다.
안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서는 지난 TV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이재명표 공약을 실현하는 데 소요될 재원 규모를 지적했습니다.
안 후보는 준비해 온 패널을 꺼내 들며 "이 후보는 기본소득에 300조 원이 든다고 했는데, 조사해보니 1천300조 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포퓰리즘 공격에 나섰습니다.
심 후보는 같은 진보 진영의 이 후보에 유독 날을 세우는 분위기였습니다.
심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부동산 정책에 대안으로 이 후보가 낸 것이 공급 폭탄, 규제 완화, 부동산 감세인데 이건 국민의힘에서 계속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낸 대안"이라며 "만약 이게 진짜 옳은 방향이라면 퇴행적 정권교체에 정당성만 부여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이 후보는 심 후보의 계속된 공격이 이어지자 당황한 듯 얼굴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 간에 "규칙대로 하시라", "규칙대로 하고 있다"는 식의 실랑이도 오갔습니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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