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단일화 결렬’ 앙금 표출
심 ‘장애인 이동권’ 거론도
20대 대선 후보 4명의 TV토론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에서 ‘말폭탄’을 교환하며 맞붙었다. 대선 후보 TV토론으로 세번째다. 토론에선 “거짓말 좀 그만하라”(이 후보), “말을 계속 바꿔 믿을 수가 없다”(윤 후보) 등 원색적 발언이 내내 이어졌다. 후보 단일화가 결렬된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이에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이 연출됐다. 윤 후보 답변 도중 안 후보가 눈을 감고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 장면도 포착됐다.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후보 4자 TV토론에서는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공방이 두드러졌다. 안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윤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재정정책을 두고 안 후보는 “핀트를 못 잡고 있다”, “깊게 고민을 안 하신 것 같다”고 윤 후보 답변을 평가절하했다.
안 후보는 몸짓과 표정을 동원해 윤 후보 답변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정부 데이터 개방 관련 윤 후보 답변이 이어지는 중 눈을 감은 채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후보는 다른 후보와의 토론이 한 바퀴 돈 이후 또다시 윤 후보를 향해 국가 데이터 개방 관련 입장을 물었고, 이번에도 윤 후보의 답변 도중 눈을 감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지율 선두 다툼 중인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한층 더 격하게 맞붙었다. 이 후보 부부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 등 두 사람을 둘러싸고 선거 기간 내내 반복됐던 네거티브 공방이 토론회에서 터져나왔다. 윤 후보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거론하며 선제공격하자, 이 후보가 기다렸다는 듯 화천대유 녹취록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반격했다.
토론에서 두 사람은 토론 주제나 경제 현안과 거리가 먼 상대방의 토론 태도나 유세 발언까지 끄집어냈다. 윤 후보는 “제가 집권하면 코로나 대응 확 바뀔 것”이라고 한 이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대선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뜻 아니냐”고 따졌다. 이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윤 후보의 ‘노마스크’ 연설 등을 꼬집으며 “마스크 좀 쓰고 다니시라”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후반부에 접어들자 양강 후보를 연달아 비판하며 가세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의 수출 1조달러 등 ‘1555 공약’을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747 공약과 비교하며 “성장만 외치는 ‘MB 아바타’ 경제로 미래를 열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를 향해서는 “30억원짜리 집에 살면서 종합부동산세 92만원이 폭탄이냐, 폭탄 맞아 집 무너졌느냐”며 윤 후보의 “20억짜리 집 살아도 세금으로 다 뺏어간다”는 발언을 비판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는 “실력으로 검증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윤 후보를 겨냥한 듯 “민주주의가 파괴되면 경제가 위기를 겪는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에서 여러분이 고통받았던 일자리, 집값, 코로나 이런 문제들 제가 잘 해결하겠다”면서 “여러분 사위, 며느리 누구를 고를 것이냐. 누가 정직하냐.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거론하며 “장애인이 인간다운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장애선진국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정권교체 이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많은 분들이 실제로 바라는 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식물 대통령이나 괴물 대통령이 아닌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