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 4인의 21일 3차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감정섞인 난타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거론되는 화천대유 관계자들의 녹취록을,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의 최종 책임자라는 사실을 각각 공세의 근거로 삼았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서울 마포구 MBC미디어센터에서 열린 3차 TV토론회에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윤 후보는 ‘차기 정부 경제정책 방향 토론’ 시간에 “경기지사 법카(법인카드) 공급횡령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하신다”며 “여기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일 할 의욕 북돋는 게 경제 발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말한 녹취록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야. 이게 녹취록이다”고 읊었다.
‘경제 분야 주도권 토론’ 시간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주장한 김만배씨 녹취록에 대해 “그 사람들은 이재명 후보하고 훨씬 가까운 측근이고, 저는 10년간 (김만배씨를)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듣기론 녹취록 끝부분 가면 ‘이재명 게이트’란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다 좀 포함해서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발언 시간에 대장동 의혹을 두고 윤 후보를 공격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게 확인돼서 보도가 나오는데, 윤 후보는 근거없이 ‘그 분’이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했다. 사과할 생각 없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전혀 없다”며 “(대장동 사업의)설계자·승인권자가 바로 이 후보였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범죄자끼리 떠들고 녹취한 건 관심 없지만, 자기들끼리 한 얘기 가지고, 조재연 대법관(이 그분이라고 하면), 후보는 면책이 되나”고 말했다.
이 후보는 화천대유 관계자 녹취록이 쓰인 팻말을 다시 들고 “김만배씨가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힌다’고 했다”며 “검사의 양심으로 누구를 의심하겠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당연히 후보님을 의심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맞섰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해당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라는 발언이 있었다고 한 주장의 진위를 따지며 “허위 사실이면 후보 사퇴하시겠냐”며 “지금까지 (검사를)이렇게 했나.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기소하고, 그래서 사람 죽고”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두고도 충돌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는 2010년 5월 이후에는, 즉 주가조작이 이뤄진 시점에는 ‘부인의 주식 거래가 없었다, 돈 남은 게 없었다’ 이렇게 말씀했는데 그 후 몇 차례 물어보니 계속 딴말만 했다”며 말했다. 또 “(윤 후보는 그동안) 무슨 ‘검찰이 수사를 했느니’ 이런 말 했는데 오늘은 딱 그 부분에 대해 답해달라. 2010년 5월 이후 추가 주식거래가 있었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네 당연히 주식을 했죠, 제 처가”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주식거래에서 돈을 번 게 있나, 손해만 봤나”라고 물었고, 윤 후보는 “손해 본 것도 있고, 좀 번 것도 있고 하니 정확히 순수익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주가조작에 참여해 돈 번 것은 사실”이라고 했고, 윤 후보는 “주가조작에 참여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차기 정부 경제정책 방향 토론 시간’에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차별은)개인 문제’라고 했다”며 “무책임한 말씀 아니냐. 사과하실 생각 있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집합적인 남자, 집합적인 여자의 문제에서 개인 대 개인 문제로 바라보는 게 훨씬 더 피해자나 약자의 권리와 이익을 더 잘 보장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정치보복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발언을 언급하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오고, 한반도에 불안을 불러와서 경제를 망친다”면 답변을 요구했다. 윤 후보는 답변 대신 “성남시장이나 경기지사에서 부정부패에 대해 제대로 법을 적용하는 것이 민주주의과 경제발전의 기초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답을 해보시죠”라고 물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상습적으로 거짓말 하신다”고 했고, 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께 물어보십쇼”라고 맞받았다.
곽희양·박광연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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