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원금 대립' 여야, 내달 9일 대선 다가오자 표 의식 속전속결 처리
국회 제출 28일만에 통과…여야, 대선뒤 대규모 2차 추경도 사실상 예고
여야, 다음 임시국회서 손실보상법 개정추진…보상 대상·폭 확대
또 학습지 교사, 캐디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및 프리랜서, 법인 택시·버스 기사, 저소득 예술인 등에도 지원금이 지급된다.
여야는 다음달 9일 대선 이후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코로나 방역 강화에 따른 손실보상 대상과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도 추진키로 했다.
여야 모두 이번 추경안이 미흡하다고 보고 대선 이후에 2차 추경 편성도 예고했다.
국회는 21일 저녁 본회의를 열고 총 16조9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재석 의원 213인 중 찬성 203인, 반대 1인, 기권 9인으로 의결했다.
국회 '16.9조 추경' 의결 |
지난달 24일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된 뒤 방역지원금 규모에 대한 이견으로 공전하던 여야 협상이 본회의 직전에 타결되면서 추경안은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추경안의 본회의 처리는 오후 8시 28분 개의 후 11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여야가 16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의 표심을 의식해 속전속결로 추경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이날 의결된 추경안은 정부가 제출한 것보다 2조9천억원이 순증한 규모다.
코로나 피해 지원의 시급성을 고려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대선을 10여일 앞두고 여야가 '합심'해 돈 뿌리기 경쟁에 나섰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애초 정부는 2차 방역지원금(9.6조 원), 소상공인 손실보상(1.9조 원) 방역 지원(1.5조 원), 예비비(1조 원) 등 모두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출했다.
여야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4천억 원의 예비비를 감액하고 3조 3천억 원을 증액해 16조9천 억 원을 확정했다.
구체적으로 여야는 ▲ 손실보상 보정률을 현행 80%에서 90%로 상향 ▲ 칸막이 설치 식당· 카페 등도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 ▲ 방역지원금 대상에 간이과세자·연평균 매출 10억∼30억 원 규모의 숙박·음식업점 등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이 1조3천억 원이 늘어났다.
또 특고와 프리랜서, 법인택시 및 버스 기사, 문화 예술인 등에도 지원금을 100만원 지급키로 했다. 요양 보호사, 장애인 활동 보호사 및 아동 돌봄 인력 등도 추가 지원된다.
여야는 방역 지원에 정부안보다 1조3천억 원 증액한 2조8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및 어린이집 영유아 등 취약계층 600만 명에게 자가 진단 키트를 제공키로 했으며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확진자 증가에 따른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도 추가로 확충했다.
[그래픽] 2022년 추경안 규모·세부내역 |
이번에 증액된 추경안은 국가 추가발행 없이 예비비 조정 외에 특별회계 잉여금 및 기금 여유자금으로 충당키로 했다.
여야는 추경안 처리와 별개로 3·9 대선 후 열리는 다음 임시국회에서 코로나 방역 사회적 조치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대상과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법' 개정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법 개정을 통해 2020년 2월부터 2021년 7월 6일까지 소상공인이 입은 손실도 소급해 보상하고, 손실보상에서 제외됐던 여행·관광업종과 공연기획 업종을 대상에서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추경안과 별개로 법인택시 기사와 전세·노선버스 기사 등 운수종사자에 예비비에서 추가로 50만원을 지급키로 합의했다. 이는 국민의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이들이 받는 지원금은 150만원이 된다.
여야는 그동안 방역지원금을 놓고 대립했다. 정부가 300만원안을 제출한 가운데 민주당은 500만원, 국민의힘은 1천만원을 놓고 3각 대치를 벌이면서 추경 협상은 공전했다.
그러나 거대 의석을 가진 여권이 '선(先) 추경 처리 후(後) 대선 후 보완'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속도전에 나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음에도 방역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처리가 지연되자 대선 전에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난 19일 새벽 단독으로 정부 추경안을 처리하는 등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추경안 단독 처리에 '날치기 무효'라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자체적으로 만든 수정안을 처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국민의힘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본회의 직전까지 재협상이 진행됐고 우여곡절 끝에 합의 처리가 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개정 및 운수업 종사자에 대한 추가지원 등을 요구해서 반영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우선적으로 일부라도 방역지원금을 받기를 원하는 상황에서 추경 처리에 협조하면서 다른 정치적 명분도 확보한 셈이다.
정부는 이번에 반영된 방역지원금을 23일부터 지급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차 추경 편성도 사실상 공식화한 상태다.
송영길 대표는 추경 통과 후 로텐더홀에서 진행된 '추경안 통과 대국민 보고'에서 "대선 후 새 당선자와 함께 민주당이 뒷받침해 완전 보상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YTN 라디오에서 "부족한 부분은 대선 이후 안을 짜서 2차 추경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본회의 직전 추경 협상을 타결한 뒤 "야당 입장에서는 소수인 탓으로 더 입장을 관철할 수 없어서 시급한 대로 임시로 합의했다"면서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약속한 대로 50조 규모로 확실히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 역대 추경 규모 |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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