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청년 문제 ‘공감’ 주력…개발 특혜 의혹엔 “억울”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세에서 ‘반성과 사과’ 메시지가 사라졌다. 부동산·청년 문제에는 ‘공감’을 표하며 변화 의지를 밝히는 데 집중했고,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은 해명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21일까지 7일간 전국을 돌며 유세차에 올라 총 19회 연설했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전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더 신속히 책임지지 못했다”며 여러 차례 큰절과 함께 사과했지만 유세 연설에는 이러한 기조를 찾기 어려웠다.
이 후보는 현 정부와 차별화하고자 번번이 사과했던 부동산 문제를 두고 민심에 공감하는 수준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집값이 갑자기 올라 세금이 확 오르니 화나시죠. 솔직히 화나잖아요. 저도 화났다. 정책이 국민에게 고통을 주면 안된다”(17일 서울 노원구), “서울시민 여러분이 부동산·집 문제 때문에 너무 고생 많이 하셨다. 그래서 민주당이 부족했다고 질책하고 계신 거 너무 잘 안다”(16일 서울 잠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단계적 인하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공약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청년 문제에 대해서는 “청년 여러분이 화가 나는 건 이해한다. 우리가 부족했던 점도 인정한다”(17일 서울 홍대 거리), “기성세대들이 간과했던 공정성 문제 때문에 저성장이 왔고, 저성장으로 인한 기회 부족이 청년들을 전쟁하게 만들었다”(16일 서울 강남)며 일부 책임의식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새로운 선택의 결과로 더 나쁜 상황이 벌어지는 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비해 자신이 청년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임을 역설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금까지 계속 반성하며 어느 정도 진정성을 보여왔다”며 “이제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미래 비전을 얘기할 단계”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선 적극 해명하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제가 (대장동 민간 개발이익의) 70%를 뺏었더니 왜 30% 못 뺏었냐고 욕하고 있다. 지들이 해먹었으면서”(20일 경기 수원), “(개발이익) 100% 환수 못한 건 국민 모두가 질책할 수 있지만, 환수를 못하게 막아 일부 이익을 나눠가진 집단이 어떻게 이재명을 비난할 수 있나”(17일 서울 홍대)라고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 후보의 대장동 관련 발언은 “ ‘내가 깨끗하면 됐지’ 하는 생각으로 많은 수익을 시민들께 돌려드렸다는 부분만 강조했지, 부당 이득에 대한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읽는 데에 부족했다”(지난해 11월)고 사과한 것과 결이 다르다. 선대위 측에서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달 초 대장동 사업 뇌물 혐의로 구속되고, 관련자들 녹취록을 통해 이 후보의 결백이 드러나고 있다며 “팩트를 바로잡고 진실을 전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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