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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살기는 불편, 미래는 안갯속…지역 사는 청년들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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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

⑥지역에 사는 청년들


한겨레

왼쪽부터 영천 출신 대구 취업자 장인영씨, 광주 출신 서울 취업자 양현아씨, 광주 전남대 학생 오준혁씨, 홍천 비정규직 취업자 허은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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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사는 청년들은 막연히 수도권을 선망해서 지역을 떠나려는 게 아니었다. 생계가 걸린 일자리 부족 문제부터 시작해서 마음껏 아이를 키우기 어려울 만큼 열악한 교육과 교통 인프라, 때로는 건강을 위협할 만큼 부실한 의료 인프라까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1일까지 <한겨레>가 만난 광주·전남과 대구·경북, 강원 지역 청년 20명이 털어놓은 말들은 ‘우리는 차별당하고 있다’는 비명이었다.
한겨레

지역엔 일자리가 없다


조민규(25)씨는 곧 대구 경북대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어 허덕이고 있다. 한 철강회사는 입사 경쟁률이 1200 대 1이었다. 500 대 1인 회사도 있었다. 그나마 그런 기업들도 죄다 수도권에 있다. 대구에는 구인 공고마저 잘 뜨지 않는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서울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솔직히 왜 서울에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날씨도 안 좋고 사람도 많고 물가도 비싸고. 그런데 여기는 일자리가 없어요.”

특히 조씨는 지난해 대구시가 만든 시민 참여형 플랫폼인 ‘청년정책네트워크’ 일자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일자리 문제를 소상히 들여다봤다. 대구의 중소기업 취업설명회에 가서 회사 쪽에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죄다 고개를 내젓는 걸 보고 암담하다는 생각을 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 노동자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2년 동안 월 12만5천원씩 300만원을 내면 기업이 300만원, 정부가 600만원을 지원해 1200만원의 자산을 만들어주는 제도다. 중소기업들이 청년들의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될 만한 제도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보였다.

대구에서도 디지털 인재 채용이나 체험형 인턴 같은 고용은 이뤄지지만, 후기를 보면 푸념이 대부분이다. 실무 능력은 배우지 못하고 프린트 심부름이나 청소만 하고 돌아온다는 것이다. “어른들은 왜 (중소기업에) 가보지도 않고 안 좋게 생각하느냐고 하는데, 잡플래닛이나 인크루트, 사람인과 같은 기업·채용정보 앱 후기를 보면 저런 상황을 다 알 수 있어요. ‘잡플래닛 기업 평점은 과학’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조씨는 대선 후보들에게 과감한 요구를 내놨다. “지역마다 대기업을 조금씩 배당해서 퍼뜨리면 어떨까요? 쉽지 않겠지만 대선 후보들이 이제 결과로 보여줘야 해요.”

광주 조선대 3학년 김성우(20)씨도 미래가 안갯속이다. 무역 관련 일을 하고 싶어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학과를 택했는데, 지역에는 관련 일자리가 없어서다. 항운회사에 다니는 친척에게 물어보니 “수도권으로 가라”는 권유만 돌아왔다. 고향인 전남 영광에 사는 부모는 같이 살면서 공무원이나 직업군인이 되라고 종용한다. “영광에서 일하려면 원자력발전소 관련 일이나 은행원, 공무원밖에 없어요. 취업이 계속 안 되면 저도 막연히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김씨 역시 지역의 대기업 이전을 요구했다.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일자리나 청년 관련 정책을 보면 2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지역을 살리려면 대기업 이전도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누가 지역을 떠나고 싶어 하겠어요.”

지역의 여성 청년은 취업 여건이 더욱 열악하다. 광주의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김은서(25)씨가 “지역 청년들이 사무직에서 일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고, 일한다 해도 대부분 남성”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취지다. 특히 대도시보다 중소 도시나 군 단위 지역이 더 심각하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 장인영(24)씨는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역의 대도시 대구로 이주했다. 영천이나 인근 산업도시 포항에서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특성화고를 졸업한 여성이 할 수 있는 사무직 일은 거의 없었다.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경리 아니면 서비스직이었어요. 그건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장씨는 일자리를 매칭하는 직업전문학교가 지역에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년들에게 자격증 취득이나 실무 경험 기회를 주는 직업전문학교가 있는데, 30명 들어가도 취업자는 1~2명뿐이에요. 실제로 일자리가 연계되는 학교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 조민규, 김성우, 장인영의 정책 요구: 대기업 본사 지역 이전, 지역 일자리 매칭 직업전문학교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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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대구 출신 서울 취업자 김승영씨, 뷰티인사이드 독립서점 대표 지민준씨, 양양청년협동조합 이사장 김석기씨, 의성 귀향 뒤 아들 2명 육아 중인 강민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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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의료·교육 인프라


일자리는 생계의 문제이지만, 사회 인프라는 삶의 문제다. 서울과 구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육아 문제로 친정이 있는 경북 의성에 돌아와 살고 있는 강민재(32)씨는 최근 끔찍한 일을 겪었다.

연탄보일러를 쓰는 친정에서 6살과 2살 아들 둘과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큰아들이 구토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일산화탄소 중독을 의심한 강씨는 차에 아들을 태워 30분 거리에 있는 안동병원에 달려갔지만, 이 병원에는 아동용 고압산소 치료기기가 없었다. 다시 병원 응급차를 타고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간 뒤에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통계청의 지역별 의료기관 현황(2020년)을 보면, 한국의 상급종합병원 45곳 가운데 31.1%에 이르는 14곳이 서울에 있고, 수도권(서울·경기·인천)까지로 보면 22곳으로 48.9%나 된다. 전체 의료기관 9만6742곳 가운데 50.5%(4만8937곳)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아이가 지역병원에서 기관지염 진단을 받고 2~3주 동안 약만 먹다가 나아지지 않아서 대형병원에 갔더니 폐렴 진단이 나온 적도 있어요. 면 소재지에 하나 있는 약국도 최근 문을 닫았어요. 농촌 거주자에게 수당을 지급한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그런 수당이 있어도 여기서 조금 살다가 다시 도시로 나갑니다.” 강민재씨가 말했다.

교육과 교통 인프라도 문제다. 강원 양양에서 태어나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한 뒤 13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던 김석기(41)씨는 2013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서울에선 월급으로 내 집 장만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후 아내 조연주(29)씨를 만나 5살 딸을 낳아 키우면서 지역의 불편함과 차별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양양군 현북면에서 읍내에 있는 어린이집에 딸을 보내려면 20㎞ 정도 차로 이동해야 한다. 통원버스는 오지도 않는다. “시골에서 육아하는 가정은 도시 이주를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도 지역 공무원들은 남대천 하천 정비나 공원 조성같이 보여주기식 개발 정책만 하고 있어요. 공원보다 병원을 하나 더 만들거나 농어촌 버스 운행시간을 늘리는 게 낫습니다.”

광주에 사는 서민정(33)씨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고향이 전남 무안인 서씨는 “무안은 일자리가 척박해 내 꿈을 생각해볼 기회도 갖지 못해서” 광주의 한 대학 대체의학과에 입학했다. 고3 때 담임교사가 “의료기관 쪽으로 취업이 잘 되는 학과”라며 추천한 전공이었다. 담임교사의 말처럼 대학 졸업반 때 한방병원에 취업해 5년 정도 일했지만, 2015년 초 결혼을 하고 연이어 두 딸을 낳게 되면서 경력이 한 번 끊겼다. 2020년 작은딸이 어린이집에 갈 나이가 되면서 이번에는 평생교육원에서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고 계약직으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큰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올 3월부터 서씨는 두 번째 경력 단절이 예정돼 있다. 하교 시간 이후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 인프라가 절실해요. 워킹맘들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 시설들이 동네마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청년들에겐 숨 쉴 문화공간도 마땅치 않다. 김태호(38)씨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이후 13년 동안 앱 기획과 마케팅 일을 하며 벌이를 했다. 하지만 서핑 취미가 생기면서 3년 동안 제주살이를 한 뒤 고향인 강원 영월에 돌아왔다. 그는 민박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 연대하는 청년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수상 레포츠 강사와 의용소방대, 영월군 청년정책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하지만 영월에는 청년들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도시에는 퇴근한 뒤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영월에는 헬스장이나 스쿼시장, 탁구장 등 몇 안 되는 운동 시설도 밤 9시면 문을 닫아요. 코로나 이전이나 지금이나 일상이 다를 게 없는 이유죠.”

허은희(30)씨도 갈증을 느낀다. 허씨는 강원 홍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춘천과 서울을 오가며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와 홍천군도시재생지원센터 1년 계약직 팀장으로 일한다. 그는 서울에서와 달리 홍천에서 부쩍 활동 폭이 줄었다고 했다. “여기서는 카페, 술집, 헬스장 외에는 개인의 관심과 취미를 살리거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이 없어요. 소비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청년들이 모여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 강민재, 김석기, 조연주, 서민정, 김태호, 허은희의 정책 요구: 의료 인프라 구축, 농어촌 버스 운행시간 연장, 동네마다 돌봄 시설 구축, 청년 문화공간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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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경북대 취업준비생 조민규씨, 광주 조선대 학생 김성우씨, 광주 비정규직 취업자 김은서씨, 대구 계명대 졸업생 권지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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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취향의 소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에 사는 청년들은 정보와 취향 등에서도 소외된다. 대구 경북대를 졸업한 뒤 2014년 서울의 한 대학 교직원으로 취직했던 지민준(34)씨는 3년 만에 다시 대구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살 때 볕이 조금도 들지 않는 월세 40만원짜리 반지하 원룸에 살았는데, 피부병이 생겼고 건강 상태도 나빠졌다. 결국 한달 병가까지 쓴 뒤 도저히 집을 살 수 있는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 서울살이를 접었다. 대구에 돌아오니 월세 30만원으로 방 3개짜리 구축 아파트에 살 수 있게 됐다. 지씨는 여러모로 대구에 돌아온 것을 후회하지 않지만, 유독 정보 소외가 아쉽다고 했다. “아무리 인터넷이 있다고 해도 사람과 사람이 교류하고 공유하는 데서 정보가 나오더라고요. 정부와 공공기관, 정치 기관들이 서울에 몰려 있으니 정보 교류의 기회도 확실히 차이가 나요.”

지씨는 지역에 공공기관 이전을 조각조각 나눠서 하지 말고 중추 도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집중 배치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에 이전한 한국가스공사도 규모로 보면 거의 대기업이지만 실제로 일자리는 각 지역 사업소에 있고 본사에는 행정 직원밖에 없어요. 정부가 인력풀을 비수도권에 고르게 배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광주 전남대 학생 오준혁(24)씨는 지난해 하반기 인천항만공사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이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팀원 10명 가운데 오씨만 비수도권 출신이었는데, 오씨는 직접 취업 공고 사이트에서 발품 팔아 인턴 준비를 했다. 그런데 다른 팀원들은 선후배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고 했다. “알고 보니 서울과 인천 쪽 대학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공공기관 인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더라고요. 지원 서류나 자격 조건 등을 알려주니까 합격도 쉬운 것 같아요. 저는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싶었어요.”

대학 졸업 때까지 대구에 살던 김승영(31)씨는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떠났다. 졸업 뒤 2년 동안 취업에 실패했는데, 먼저 서울에 올라간 친구 소개로 서울시 청년뉴딜사업에 참여해 현재 마을미디어 관련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일자리도 일자리지만, 다양한 사람과 커뮤니티를 만나고 접하면서 “경험치가 쌓이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대구에 있을 때는 시야가 좁았어요. 주변을 보면 공무원·교사나 공기업을 준비하거나 공대 친구들이 구미공단에 취업하거나 했어요.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까 공기업 말고는 길이 없다고 생각했죠. 서울에 올라오기 전까지는 이런 일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어요.”

지역에선 취향에 맞게 살 수 없어 수도권으로 이주한 경우도 있다. 양현아(33)씨는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2012년 서울로 이주해 지금은 연예 기획사에서 영상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직장 문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서울에 독립영화 전문관이 있다는 게 좋았다. 비건 지향인 채식주의도 지역에선 실천하기 어렵다. “명절에 광주에 내려가면 비건 선택지가 너무 없어서 외식하기도 힘들어요. 최근에 유튜브에 비건 집밥 조리법을 올리면서 남해초랑 섬초, 포항초 같은 시금치 종류를 모두 사봤거든요. 전남 여수에 사는 친구는 여수의 대형마트에는 그렇게 시금치 종류가 많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서울과 지역에 사는 건 선택의 폭이 달라지는 거라는 걸 느끼게 됐죠.”

☞ 지민준, 오준혁, 김승영, 양현아의 정책 요구: 공공기관 지역 집중 배치, 수도권과 비수도권 문화 격차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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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춘천의 문화기획자 오석조씨, 춘천 행복주택 거주자 유재균씨, 영월 벤처 기업가 겸 농부 김지현씨, 서울서 생활하다 영월로 귀향한 김태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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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대주의’와 패배의식


이런 상황들이 모두 뒤섞이면서 지역 청년들은 패배의식을 가지게 됐다. 춘천에 사는 문화기획자 오석조(35)씨는 “우리 안의 서울 사대주의가 심각하다”고 했다. “서울에 가면 강원학사라는 (향토) 기숙사가 있는데, 동해에서 춘천에 오면 아무런 기숙사도 제공하지 않아요. 서울에 보내야 성공한 것이고 강원에 남은 학생은 아무런 지원 없이 패배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거죠. 명절 때 가면 ‘공부 잘하고 있냐. 인서울 해야지’라고 하고, 졸업생 강연회 할 때도 서울 유명한 회사 사람만 부르죠.”

대구 계명대를 졸업한 취업준비생 권지해(25)씨도 대학생들이 모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우린 지잡대(지방에 소재한 잡다한 대학이란 뜻의 비하어)라 안 된다’거나 ‘어차피 중소기업밖에 못 들어간다’고 자조하는 글을 자주 본다고 했다. “우리끼리도 패배의식이나 자격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유명한 대학들은 다 서울에 있고, 서열화가 뚜렷하니까요.”

전남 나주 출신인 박하연(34)씨도 “대학을 자랑하려고 가는 게 아닌데 서울에 대학 가는 게 훈장처럼 여겨지는 사회 분위기가 싫다”며 “초·중·고 교육부터 지역에 애착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지역에 좋은 대학을 만든다면 지역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에 사는 유재균(33)씨는 지역에 살던 친구들이 대부분 서울로 떠났는데, 그 친구들이 춘천에 돌아오는 걸 ‘좌천’이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그는 대선 후보들에게 지역에 남거나 돌아온 청년들이 자부심을 갖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긴 안목의 실험 무대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1~2년 지원금 주면서 창업하고 고용 창출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긴 호흡으로 맘껏 해보라는 식의 샌드박스(실험장)가 필요해요. 지역이 청년들의 자유로운 실험실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강릉에 사는 지현탁(34)씨는 청년을 직접 돕는 지원책과 청년 정치 독려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에는 청년이 많으니까 청년수당 등의 정책이 있지만, 지역에는 청년이 없으니까 청년 정책을 더 찾기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죠. 청년에게 돈 주면 노인들에게 눈총받는다는 정치인도 있어요. 지역을 변화시키려는 청년 정치인들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청년 정치인의 선거 기탁금을 감면하거나 선거 비용 보전 기준을 낮추는 등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 오석조, 권지해, 박하연, 유재균, 지현탁의 요구: 대학 서열화 문제 해결, 지역에 좋은 대학 만들기, 지역 청년 실험장 조성, 청년 정치 참여 확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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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사는 지현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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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한겨레

한겨레가 이(e)북으로 펴낸 ‘나의 선거, 나의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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