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 속 벨라루스 바라나비치 사격장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연합 훈련 중 그라드 다연장 로켓 발사대가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사진=바라나비치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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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위협이 확대될 경우 알루미늄과 옥수수 등 다른 원자재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것은 물론 각종 국지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우리나라처럼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0일 발표한 '최근 해외경제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전력난과 최근 이상기후(라니냐 등) 등으로 공급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알루미늄과 옥수수에 대한 공급부족 우려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의존도가 높은 알루미늄과 옥수수 등 다른 원자재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전쟁 우려로 공급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는 알루미늄 세계 2위 생산국으로 전세계 생산의 5.6%를 차지하고,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수출 비중은 전세계의 13.3%에 달한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러시아 수입은 △나프타(25.3%) △원유(24.6%) △유연탄(12.7%) △천연가스(9.9%) 등으로 에너지 영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도체 소재인 네온·크립톤 등의 우크라이나 수입의존도는 각각 23%, 30.7% 이었다. 이에 러·우 사태가 악화될 경우 동 수입 원자재들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해 수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위험이 커지면서 에너지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기준 러시아는 전세계 원유 생산의 12.1%를 차지하고 있다.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는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90달러대로 상승했다. 유럽 천연가스가격도 러시아의 대(對)유럽 천연가스 공급중단으로 지난해 12월 21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이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의 비중은 무려 40%에 달한다.
주요 IB(투자은행)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어질 경우 에너지 수급불안이 당분간 지속돼 국제유가가 향후 더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존 드리스콜 JTD에너지의 서비스 국장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 심지어 150달러까지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전망' 보고서에서 G7(주요 7개국)이 러시아에게 고강도 금융·경제 제재를 할 경우 국제유가는 100~125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규모 공급중단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이 에너지를 비롯한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 우려에 각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Copom)는 지난해 일곱 차례 정책금리를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1.5% 추가 인상을 단행해 연 10.75%가 됐다. 이처럼 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한 데에는 물가의 급격한 오름세가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브라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전년동기대비 10.4%를 기록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는 유가 뿐 아니라 곡물 가격도 같이 밀어올리는 형태로 가고 있어 전쟁 가능성이 커질 수록 인플레이션 위험도 커질 것"이라며 "물가와 자산과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한은도 글로벌 중앙은행들 기조와 맞춰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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