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 공공기관 이전 결정할 것”
“3월10일부터 영업시각 12시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 정신으로 미래를 열어주십시오' 광주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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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뒤 처음으로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찾아 ‘5·18 묘역에 어떤 대통령이 참석하게 될지 상상해보라. 김대중 대통령이 꿈꿨던 세상을 완성하겠다’며 지지층 총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순천시 연향패션거리 연설에서 “여러분, 상상해보십시오. 3월 9일이 지나고 3월 10일이 열리고, 5.18 묘역에 어떤 대통령이 참석하게 될지를”이라며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퇴보가 아니라 진보를 이끌어낸 호남이 민주당의 뿌리이고 민주당이 대한민국 변화, 혁신, 진보, 개혁의 중심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세가 심상치 않자 절박감을 호소한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호남에서 68%를 얻었지만 윤 후보도 18%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전국 지지도에서도 1주일 전과 비교해 윤 후보는 4%포인트 오른 41%, 이 후보는 2% 하락한 34%를 기록해 양강 백중세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격차가 벌어졌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반전이 절실한 이 후보로서는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의 열렬한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어록을 언급하며 “아이엠에프(IMF) 위기가 왔을 때 김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었고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통찰력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엠에프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했다”며 “국정에 대해 아는 것도 없이 모르는 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자랑하듯 하는 리더로는 엄혹한 환경을 이겨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의 비교우위 지점으로 유능함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호남행 1박2일 첫날 마지막 일정인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상대방 후보를 모함하고 국민을 바보로 알고 가짜 수치로 조작하고 통합해야 할 국민 권력으로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며 “13년 전 5월 어느날 검찰의 정치보복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 평생을 후회하는 그분이 누구냐. 잊지 말아야 한다. 지켜주지 못한 그 후회를 다신 겪지 말아야 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상기시켰다. 전남 목포시 평화광장 연설에서도 윤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촛불혁명 이전에 주술사도 아니지만 비선 실세에 의해 국정이 농단되는 비정상 사태를 우리가 극복했다”며 “손에 ‘왕’자를 새긴 검찰의 왕이 지배하는 나라가 될지 점을 쳐 갈 길을 정하는 나라가 될지 아니면 국민에게 길을 묻고 국민의 손을 잡고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나라가 될지 생각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전남 나주에서 이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통합 정신을 들어 “지금 대한민국이 군사정권보다 더 심각한 검찰 왕국으로 가려 하고 있다”며 “검찰 왕국의 왕이 돼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대놓고 선전포고하는 사람이 있다”고 윤 후보의 ‘문재인 정권 적폐 수사’ 발언을 겨냥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연일 띄우는 윤 후보를 의식한 듯 “정치인은 제일 중요한 덕목이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며 “나는 이익을 준 일도 없고 억압해 피해만 줬고 본인(윤 후보)은 이익을 봤다. 집을 팔았다”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의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 죽어”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오늘 보니까 녹취록에 이런 것도 나온다”고 외쳤다. 이 후보는 또 “제가 권한이 생기면 200개가 넘는 공공기관 이전, 제가 실제 옮기는 것은 모르지만 결정은 1년 안에 다 끝낼 것”이라며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전남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님, 그립습니다' 목포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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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도 전남 순천에 이어 광주에서도 이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이 위원장이 “노를 한번도 저어본 적이 없는 사공에게 우리 배를 맡긴다고 치자. 그 배가 어디로 가겠느냐”며 윤 후보를 겨냥하자 한 시민이 “신천지로 간다”고 답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 위원장은 “공화당의 상징이 황소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황소에 코뚜레가 없다. 내가 국회에 들어가면 코뚜레부터 할라요”라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그의 목소리로 흉내내 소개한 뒤 “검찰이 코뚜레 없는 황소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윤 후보의 검찰권 강화 공약을 비판했다. 또 문재인·민주당 정부를 히틀러·무솔리니·파시스트·공산주의에 비유한 윤 후보를 향해 “어디에 대고 히틀러냐. 공부를 그것밖에 못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영업제한 시각을 밤 10시로 1시간 연장한 정부의 방역지침에 대해 “제가 코로나19 실무 사령탑을 맡으면 이렇게 안 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광주 연설에서 “밤 12시까지 3차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영업해도 되는데 혹시 걸리면 다 사면해주겠다고 (하겠다고 선대위 내부에 얘기)했더니 정치적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고 해서 일단 참기로 했다”며 “3월 9일 선거가 끝나면 3월 10일에 그렇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5·18민주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유세에도 자리를 지키며 뜨거운 반응을 보냈지만 이 후보가 연설 뒤 자청한 즉석 질의응답에서는 날카로운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한 대학생은 “다른 후보가 와서 송정시장에서 대형 복합쇼핑몰이 없다고 했고 ‘(그런 지적은) 소상공인과 연대하는 광주 정신을 훼손했다’고 하는데 후보의 생각은 무엇인지 직접 묻고 싶다”고 말했다. 50대 여성은 “대한민국이 세계 5위라고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저의 삶이 변화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 타협안을 만들면 된다”며 “갈등과 분열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는 행위를 극우 표퓰리즘이다. 이런 정치 행태는 완전히 쓸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5대 강국이 된다는 건 국민소득이 늘어야 하는데 경제가 성장해야 는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면 볼륨도 커지고 내용도 충실해져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그게 이재명이 가진 꿈”이라고 답했다.
광주·순천·목포·나주/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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