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3포인트(0.02%) 오른 2744.52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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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진실공방이 반복되면서 금융시장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작은 소식에도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가 고착화하면서 전세계 경기 회복에도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0.43포인트(0.02%) 오른 2744.52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의 큰 폭 하락에 동조하면서 장 초반 1% 이상 하락 출발했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외무부 장관 회담 소식이 발표된 이후 낙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코스닥 역시 전날보다 7.49포인트(0.86%) 오른 881.71에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하루만에 반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내린 달러당 1195.9원에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모든 이슈를 장악하면서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날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병력 철수, 친러시아 반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선제공격 등에 대한 사실 여부를 놓고 진실게임 공방이 벌어지면서 금융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러 양측이 외교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사태의 장기화 혹은 무력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가랑비에 금융시장과 경기가 젖어드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이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경기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 8년만에 최고가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가 가장 큰 부담이 된다. 박 연구원은 “고유가 상황이 무역수지 적자, 즉 기업의 수입비용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국내 물가와 경기사이클에도 악재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90달러(2%) 하락한 배럴당 91.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에도 이란과 서방과의 핵 합의 타결 가능성이 커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외환중개업체 오안다는 “이란 핵협상이라는 재료가 없었다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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