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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들 “영업시간 1시간 연장 무의미…더는 못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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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자총 “촛불집회 등으로 항의할 것”

한겨레

지난 16일 오후 서울 명동 시내의 한 음식점의 테이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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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밤 12시까지라도 제한이 풀릴까 기대했는데...정부나 정치권에서 더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도 겨우 영업시간 한 시간 늘리는 게 다라니 많이 아쉽습니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6년째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기봉(37)씨는 18일 정부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대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을 현행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한 시간 연장하고,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은 최대 6인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호프집과 고깃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기중(52)씨는 “2차로 늦은 시간에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어서 영업시간을 밤 10시까지 늘리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매출이 기존의 30% 수준으로 줄었는데,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손실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유민수(66)씨는 “영업시간을 밤 10시로 한 시간 늘려봤자 새 손님이 오기보단 9시에 갈 손님이 한 시간 늦게 가고, 인건비만 더 들 뿐이다. 이전에도 9시에서 10시로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됐을 때 매출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새 지침은 면피하려는 것으로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20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차수(61)씨도 “자영업자들의 손실을 제대로 보상해주지도 않으면서 피해만 강요하는 거리두기는 잘못됐다”며 “일일 확진자가 10만명이 넘고 선거 유세 등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 자영업자들만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이날 정부가 접촉자 추적 관리를 위한 큐아르(QR) 코드·안심콜·수기 명부 등은 중단하고 접종 확인용 큐아르 코드만 유지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계속 바뀌는 정책에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최씨는 “안심콜을 쓰다 접종 확인을 위해 큐아르 코드로 바꿔야 하는 등 일관성 없는 방침을 매번 따라가는 것도 자영업자들에겐 부담”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점등시위와 촛불집회 등으로 정부에 항의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이날 회의를 열고 24시간 영업 강행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24시간 영업 강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 영업시간 제한 이후 영업을 하지 않더라도 불은 켜두자는 취지의 공문을 내리기로 했다. 집단소송, 촛불시위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 정부에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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