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시간 연장 실효성 없어…밤 12시까지 늘려야"
시민들 "지금도 통제 안돼…약속 취소하고 집에만 있을 것"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 17일 거리두기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2.2.1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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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이비슬 기자 =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선 18일 정부가 '6인-10시'로 거리두기를 개편하자 자영업자들은 아쉬움을, 시민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현행 '사적모임 인원 6인, 영업 제한시간 오후 9시'에서 인원은 그대로 유지하되 영업 제한시간은 오후 10시로 1시간 연장했다. 새 사회적 거리두기안은 19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3주간 적용된다.
김 총리는 "확산일로에 있는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하기까지는 현행 틀을 유지하기로 했다"면서도 "깊어가는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해 개편된 방역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소한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깊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신도림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황인선씨(34)는 "하루 10만명이 나오니 이제 거리두기의 의미가 없지 않나"며 "어제 거리두기 개편 전망 기사를 보고 좀 풀어줄 줄 알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황씨는 "솔직히 많이 억울하다"며 "코로나 터지고 수익이 거의 없었으니 100만원, 200만원 정부 지원금으로는 도움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구로구의 식당 주인 장재원씨(50)는 "요식업 하는 사람들에게 시간 연장은 이도저도 아니다"며 "식당이든 유흥주점이든 한시간 연장은 실효성이 없으니 이번 결정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연초 비수기라는 문제도 있다. 장씨는 "작년 12월까지 6인, 10시였는데 그땐 연말이라 장사가 잘 됐다. 사람들이 모임도 하고 지갑을 열었다. 그런데 지금은 똑같은 조치를 해도 지갑이 닫혀있는 연초다.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에게 아무 득이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감기와 비슷하게 풀어주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은 밤 12시까지는 영업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황씨는 "한 시간 늘리는 것으로는 차이 없지만 12시까지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며 "오후 6~9시까지 3시간 단위로 알바 구하기가 어려운데 오후 6~12시 알바를 계산하면 잘 구해질 것도 같다"고 말했다.
경기석 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 역시 "오후 9시까지 영업제한한다고 해서 확진자가 줄지 않듯, 밤 12시까지 영업시간 늘려도 급작스레 확진자가 늘지 않는다"며 "고위험 시설을 집중 관리하고 일반 시설은 형편에 맞게 영업을 허용하는 등 방역대책을 업종에 따라 세부적으로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인원제한을 8인까지 풀어달라는 주장도 나온다. 장씨는 "가족 모임은 적어도 8인까지 허용하는 게 필요하다. 어머니 생신인데 6인이면 누가 오나. 10시까지늘린다고 해도 누가 오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자영업자의 집단행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맞서 21일부터 24시간 영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2.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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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최근 완치된 직장인 김모씨(35)는 "신속항원검사가 음성이었는데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고 몸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됐다"며 "신속항원검사가 정확하지 않는 상황에서 영업시간까지 완화되면 확진자 수는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초구에 사는 60대 주부 이모씨는 "오미크론 통제가 전혀 안 되는 상황이라 방역을 조여도 모자랄 판"이라며 "그런데도 영업제한을 완화한 것은 너무 위험해 보인다"고 걱정했다. 이씨는 "주위 70대 이상 분들 중 코로나로 돌아가신 분이 많고 확진자도 많다"면서 "정부 발표와 상관없이 약속을 취소하고 최대한 집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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