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부패 없는 성남! 공정한 대한민국!”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어퍼컷 세리머니를 보여주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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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17일 수도권에서 거친 발언으로 여권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전체주의 정당”이라고 표현했고, 여권을 향해 “히틀러”, “무솔리니”, “공작전문가” 같은 단어를 써서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안방격인 성남 등에서는 대장동 의혹을, 서울에서는 부동산 문제를 집중 부각했다. 많은 유권자들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정권교체 여론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날 경기 안성·용인·성남, 서울 송파·서초·종로를 차례로 순회하며 수도권 표심 공략에 나섰다. 윤 후보는 경기 용인 길거리 유세에서 “민주당은 점조직인 전체주의 정당에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정세균·김두관 후보가 중도 사퇴하고 이 표를 무효 처리하면서 이재명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과정도 거론했다. 당시 이낙연 후보는 이의를 제기하며 경선 불복 의사를 내비친 바도 있었다. 윤 후보는 “어떤 조직이든지 처음에 후보로 출마했던 사람들의 표를 다 합쳐서 50%가 넘어야만 결선투표를 안 하게 한 것이 대법원의 판례”라면서 “그걸 뒤집고 후보를 내지 않나. (민주당은)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정치인이 아니었던 제가 정치를 시작하고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이 자리에 섰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에 대해선 파산선고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80년대 운동권 족보, 그 족보의 자녀들까지 다 끼리끼리 자리해 먹고 이권 받아먹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경기 안성 중앙시장 유세에선 “국민 여러분께서 (민주당을) 심판해주셔야 저 당도 정상적인 당이 되고, 또 국민의힘과 서로 국회에서 협의할 것을 협의하면서 국익 위해 일할 수 있는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권이 자신에게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우는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적폐도 수사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여권에서 정치보복이라며 공세를 편 데 대한 역공이다. 윤 후보는 용인 유세에서 “독일의 나치, 이탈리아의 파시즘, 소련 공산주의자들이 늘 하던 짓이 자기 과오를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자기 과오는 덮고 남이 하지도 않은 걸 뒤집어씌우는 것”이라며 “이런 허위 선전공작은 전체주의자들 전유물”이라고 말했다. 안성 유세에선 “자기 진 죄는 남에게 덮어씌우고, 자기 진 죄는 덮고, 남에게는 짓지도 않은 죄 만들어 선동한다”며 “이게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시장을 지냈던 성남의 분당구 야탑역 앞 유세에서는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재직 중에 자기 측근을 다 교도소에 보냈다”며 “전 정권이 저지른 범죄가 다음 정부에서 처리되는 경우가 있지만, 국민이 눈 똑바로 뜨고 언론에서 쳐다본 사건은 지위고하를 막론 네 편, 내 편 없이 처리해온 게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도 부각했다. 야탑역 앞 유세에서 먼저 대장동 의혹을 강조했다. 그는 “도시개발한다고 3억5000만원 넣은 사람이 8500억원을 받아 가게 하는 것, 지구상에서 본 적이 없다”며 “5000억원 환수했다고 하는데 도시 개발해서 기반시설 만들어 놓은 걸 환수했다고 하나”라고 말했다. 또 성남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의혹을 거론하면서 “(이 후보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하고 법률사무소 사무장 했던 사람이 시행업체에 영입되자마자 4단계 용도 변경으로 준주거지역이 돼서 아파트가 1200세대 들어왔다. 임대는 10%만 주라고 재승인해 떼돈을 벌게 했다”고 말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거론하면서는 “용도변경 현안이 있는 기업들에 3년간 165억5000만원의 후원금을 거둬들였다”며 “지방정부에서 운영하는 축구팀에 후원금을 유치했다고 해서 성과급을 주는 것도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직접 겨냥해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5000만 대한민국을 운영하면 나라 꼬라지(꼬락서니)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서울에선 부동산 가격 상승과 세금 문제를 부각했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유세에선 “서민들은 허리가 휘어진다. 여기 20억짜리 아파트 산다고 해서 갑부가 아니다”라면서 “월급 타서 이 정부에 세금 내기 바쁘다. 집값을 엄청나게 올려놨다. 과표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집 한칸 사는 사람이 집값 오른다고 부자가 되느냐. 세금으로 다 뺏긴다”면서 “철 지난 이념으로 끼리끼리 대한민국을 약탈하는 세력은 이제 내몰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아이스링크장 유세에선 “(문재인 정부는)시장의 기본 상식에 반하는 엉뚱한 정책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며 “집값, 아파트값은 이렇게 오르는 것을 우리 연세드신 분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봤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28번의 주택정책으로 계속 실패를 거듭해왔지만 저는 이 사람들이 실수한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건 일부러, 악의적으로 집값 폭등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집을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갈라치기 하려고 했다는 취지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서울시를 10년 간 장악하는 동안 어떻게 했느냐”면서 “추진되는 재건축·재개발도 다 중단시키고, 진행하다 망한 곳도 많아 못하게 했다. 거기다 세금은 무지하게 때리고. 다주택자는 아주 범죄인 취급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동묘앞 역 유세에선 “민주당 정권이 5년 동안 세금을 정말 많이 걷어갔다”며 “전 정부 비해서 900조 정도 더 걷어다 썼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렇게 걷은 세금으로)5년간 돈을 (문재인 정부가)1000조원 가까이 더 썼다”며 “이게 누구 집 애 이름인가. 이렇게 돈 써가며 한 게 뭐 있나. 여러분 형편이 나아졌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종부세가 국민의 2%만 해당하니 종부세를 세게 때리면 2%는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고 98%가 민주당을 찍을 것이란 엄청난 착각 하에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서민들 허리를 휘어지게 만들면서 (민주당)이 사람들은 아주 국회에서 당당하다”며 “‘2% 내는 거 가지고 없애려고 하냐. 기득권 편 아니냐’고 한다. 기득권은 민주당과 거기에 유착된 이권 세력이지, 여러분과 국민의힘이 기득권자인가”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비판도 내놨다. 윤 후보는 야탑역 유세에서 “이 정부 시작할 때 ‘사람이 먼저’라고 했는데 지금 사람이 먼저인가. 민노총(민주노총),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만 먼저인가”라며 “여당 편만 들고 선거 때 같이 공작 선동하는 그런 세력만이 자기편이고 그 사람만이 사람이냐”라고 말했다.
박순봉·조문희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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