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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지난해 12월 통화량 전년 동월대비 13.2% 증가…13년만에 최대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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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가계대출이 주춤했지만 예·적금에 돈이 몰리고 재난지원금 효과가 더해지면서 시중 통화량 증가세가 지속됐다. 지난해 12월 광의 통화량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인상 이후에도 시중에 풀린 돈이 많이 늘고 있다는 뜻이어서, 늘어난 통화량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613조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13.2% 늘어난 규모를 나타냈다. M2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월부터 12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특히 지난해 12월 증가율은 2008년 11월(14.0%) 이후 13년 1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금, 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12월 통화량 증가규모는 23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는 0.7% 늘었다. 경제주체별로는 한 달 새 가계·비영리단체에서 14조4000억원, 기업에서 14조6000억원,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9000억원이 각각 불었다. 한은은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통화량은 가계대출 감소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주식 등 대체자산 매도, 재난지원금 효과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며 “기업의 통화량도 수출 증가에 따른 결제자금 유입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상품 중에서는 수신금리 상승과 예대율 관리를 위한 금융기관의 자금 유치에 따라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이 20조5000억원 늘어난 반면 수시입출식(-5조7000억원), MMF(-4조1000억원) 등은 줄었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만 포함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인 M1의 경우 작년 12월 1341조9000억원으로 11월보다 0.6% 줄었다. M1이 감소한 것은 2018년 12월(-0.4%) 이후 3년 만이다.

시중이 풀린 돈이 계속해서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던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금리가 거시적 파급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달리 M2 등 통화량은 물가와 보다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위원은 “코로나 위기 이후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통화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한 것을 보면, 최근의 물가급등세가 상당부분 통화 움직임과 관련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M2는 실물경제의 흐름에 비추어 두자릿수의 과도한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에 대한 우려로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에 곧 나설 방침을 밝혔다. 연준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당시 회의 참석자 대부분은 “물가상승률이 기대한 만큼 내려가지 않는다면 현재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책적 완화를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언급했다. 또 연준은 “대부분의 참석자는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지난 2015년 이후의 (금리인상)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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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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