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30분 넘기며 여러 현안 막힘없이 설명…정장 차림으로 연단
尹, 역동적 몸짓에 내지르는 어투…'히딩크 세레머니' 연상
지지 호소하는 이재명 윤석열 |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이동환 기자 = 3·9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17일로 사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주요 후보들의 유세 스타일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강'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의 모습도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치열한 대권 경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이 후보의 유세는 '완창(完唱)형'으로 요약된다. 소리꾼처럼 별도 원고 없이 마이크만 잡고서 이야기를 거침없이 풀어가는 식이다.
'달변'으로 꼽히는 그는 유세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국민통합, 청년정책 등 각종 현안을 조목조목 짚는다.
첫날 유세 현장에 동행했던 송영길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내공이 쌓인 소리꾼의 판소리 완창을 듣는 느낌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도 선거를 많이 치렀지만 대선은 차원이 다르다. 온 국민이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후보는 원고도 보지 않고 마이크만 잡고 말하는데 들어보면 비문도 없다"고 설명했다.
연설이 30~40분을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연설에 몰입하다 보면 예정된 시간을 넘길 때가 있어 무대 아래에서 종종 '사인'을 보내기도 한다는 게 선대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문답법을 자주 사용하고 현장 곳곳을 일일이 가리키며 청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15일 대전 유세 도중 주변 상가를 가리키며 "여러분, 여기에 허 노래연습장이 있군요. 소호 헤어도 있군요"라면서 코로나19 방역 강화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동시에 윤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을 겨냥했다.
"위축되지 마세요"라는 지지자들의 응원에는 "저 위축 안 됩니다"라며 바로 화답하는 등 대중과 호응하는 모습도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오르는 그는 동작을 크게 하지는 않는다. 강의하듯이 손을 주로 써서 설명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잠실새내역 집중유세에서 연설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 |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역동적인 유세를 즐겨한다.
'어퍼컷 세리머니'가 대표적이다. 지지자들이 '윤석열'을 연호하면 이에 화답하며 불끈 쥔 주먹을 허공으로 번쩍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세리머니를 연상케 한다. 최근 연이틀 막바지 유세에서 '어퍼컷'을 하면서 윤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로도 자리 잡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각종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을 생산하기도 한다. 세리머니를 역재생해 응원단 음악을 깔아놓은 게 대표적이다.
연설 시간은 짧은 편이다. 통상 10분 안팎으로 길어도 15분을 넘지 않는다.
지난 15일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를 찾아 연설할 때도 1천여 명이 넘는 지지자들 앞에서 약 12분 동안 연설을 진행했다.
시간이 짧은 대신 특유의 내지르는 어투로 주목도를 높인다. 특히 여권을 향해 비판 메시지를 쏟아낼 때는 고함에 가까울 정도로 목소리를 높인다.
대구 방언을 흉내 내며 "망가진 대구를 그야말로 단디(단단히)해야 하는 선거다. 여러분 단디하겠다!"라고 외치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적극 유도하기도 한다.
정치권 인사 및 지지자들과의 스킨십도 거침없다.
유세차에 오른 홍준표 의원을 와락 끌어안기도 했다. 또 홍 의원이 TK(대구·경북) 신공항을 약속해달라고 하자 윤 후보는 "예 형님!"이라고 외쳤다.
유세차 앞으로 모여들어 손을 잡아달라고 하는 지지자들에게도 허리를 바짝 숙이고 망설임 없이 손을 뻗는 편이다.
윤석열, 지지 호소하며 주먹 불끈 |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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