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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윤석열 “민주당, 내가 정치보복한다고 속여···히틀러 같은 파시스트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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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여당 ‘적폐청산 발언’ 공세에
윤 “죄 만들어서 선동” 반박



경향신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열린 ‘청년이 함께하는 공정과 상식의 시대!’ 거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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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윤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온갖 부정부패를 통해 국민을 약탈했다”고 비판한 데 이어 17일에는 민주당을 히틀러와 무솔리니에 비유하며 정치 선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한 차원으로 보이지만 선을 넘은 거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안성 중앙시장 앞 서인사거리 유세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이쪽이든 저쪽이든 진영과 관계없이 국민을 약탈한 행위는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그걸(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국민을 속이나”라며 “짓지도 않은 죄를 만들어 선동하는 것은 파시스트나 공산주의자들의 수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이 뒤집어씌우는 건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수사’ 발언은 정치보복을 뜻한다고 공세를 이어나가는 데 대한 반박이다.

윤 후보는 이날 경기 용인시 수지구 유세에서도 여권을 겨냥해 “독일의 나치, 이탈리아의 파시즘, 소련 공산주의자들이 늘 하던 짓이 자기 과오를 남에게 뒤집어 씌우고 자기 과오는 덮고, 남이 하지도 않은 걸 뒤집어 씌우는 것”이라며 “이런 허위 선전공작은 전체주의자들 전유물”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이나 세력을 히틀러에 비유하는 것은 지난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막말’, ‘혐오정치’로 규정할 정도로 높은 수위의 발언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18일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맡은 김영진 의원으로부터 “청년 괴벨스처럼 보인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는 같은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준석이 괴벨스면 국민의힘은 나치이고, 우리 후보는 히틀러이고, 우리를 지지하는 젊은 지지층은 유겐트인가”라며 “네거티브 하지 말라는데 이런 게 막말+네거티브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나치로 몰고 유겐트로 모는 것이 혐오정치의 정확한 정의”라고 밝혔다.

윤 후보의 발언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이후로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5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지난 5년 간 민주당 정권은 국민의 권력이 자기들 것인양 남용하고 이권을 탈취하고 마음껏 다 가져가고 해먹었다”며 “이 대한민국이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에 의해서 계속 망가지고 약탈당해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부산 서면 유세에서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정권을 처음 봤다”며 “자기들끼리 이권 챙기기에 정신이 없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두 번 세 번 속는다면 그건 우리가 바보”라며 “우리가 국민이 바보인가”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입은 16일 호남 유세에서 더 험해졌다. 그는 이날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 유세에서 “수십년에 걸친 지옥의 민주당 독점정치가 광주와 전남을 발전시켰나”라고 말했고, 충북 청주 유세에서는 “민주당 사람들 선거 때 국민 속이는 거 하나는 아주 유능하고 올림픽 금메달 감이다. 공약은 다 엉터리”라며 “오랜 세월 집권해 이권을 나눈 카르텔, 기득권 세력을 제가 아무 부채 없는 만큼 국민을 위해 박살내겠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30일 대구·경북(TK)을 방문해 강경·원색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윤 후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조회 논란을 두고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하고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흘 뒤 김종인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은 “후보도 태도를 바꿔서 우리가 해준대로 연기만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국민정서에 반하는 선거운동을 해서는 절대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강병원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17일 오전 브리핑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 선거 유세를 증오와 갈등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정책과 비전은 안 보인다”며 “국민을 살리려는 정치인의 언어인지 갈등에 불붙이려는 언어인지 분간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안성|조문희·문광호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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