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0]여권 단체장 권력형 성범죄에 ‘당의 사과, 진정성 부족했다’ 지적
재발방지 밝혀 20대여성 표심 잡기… 李, 선대위에 “일정 잡아달라” 요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저녁 지하철2호선 잠실새내역 인근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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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등 민주당 소속이었던 광역자치단체장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6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근 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원회에 “여권 인사들의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는 일정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이 후보가 직접 나서 민주당 소속 인사들의 성범죄를 사과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앞서 당 지도부가 여권 인사들에 의한 성범죄에 대해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 후보가 이 문제를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직접 사과를 검토하고 나선 건 이른바 ‘이대녀’(20대 여성) 등 2030세대 여성 유권자층의 표심을 염두에 둔 측면도 있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2030세대 여성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이 후보는 아직 이 유권자층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N번방’ 잠입 취재를 통해 디지털 성착취범을 고발했던 활동가 박지현 씨를 영입하고, 데이트 폭력 처벌법 제정을 약속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로 최근 여성 표심이 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가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13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서 20대 여성 지지율 37.7%를 얻어 일주일 전 같은 조사(29.1%)보다 8.6%포인트 상승했다(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1.8%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뒤늦은 사과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14일 민주당 의원 20명이 당내 권력형 성범죄와 2차 가해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도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직접 사과에 힘을 보탠다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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