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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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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기 댄스 세리머니 "BTS RM의 위로, 보답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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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6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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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응원해 주신 국민들과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박장혁(24·스포츠토토)·곽윤기(33·고양시청)·이준서(22·한국체대)·황대헌(23·강원도청)이 나선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앞서 16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계주에서 6분41초679를 기록해 캐나다에 0.422초 뒤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은메달을 따낸 한국은 준결승에 나섰던 김동욱(29·스포츠토토)까지 다섯 명의 선수가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한국 남자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수확한 건 2010년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입을 모아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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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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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주 은메달로 베이징올림픽을 마친 소감은?

곽윤기(이하 곽)=아쉬운 건 사실이다. 더 잘하고 싶었다. 금메달만 보고 준비했는데 도달하지 못해 아쉽다. 원래는 오늘이 '라스트 댄스'라며 은퇴를 앞둔 경기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아쉬운 결과가 나오다 보니 '한 번 더 도전해야 하나' 고민하는 밤이 될 것 같다. (과정이) 쉽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믿어주신 국민들,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다. 너무너무 훌륭한 후배들과 함께 한 시즌을 보내서 정말 행복하고 기쁜 올림픽이었다.

-박장혁이 1번 주자였다. 준비된 전략이었나.

박장혁(이하 박)=월드컵 때 내가 1번, 윤기 형이 2번인 상황이 많았다. '올림픽에도 써보면 어떨까' 했다. 경기 때 사용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중 하나였다.

-막판에 캐나다 선수와 충돌했는데, 아쉽지 않나.

박=경기가 끝난 뒤라 그 부분이 핑계일 수도 있고 변명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다. 거의 벌어져 있던 간격을 황대헌이 잘 좁히고 내게 전달해줬는데…. 그 좁힌 간격을 살리지 못했다. 비디오 판독을 해줬으면 했는데,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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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이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곽윤기(가운데)의 세리머니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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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세리머니는 어떻게 준비했나.

곽=평소 방탄소년단 분들의 팬이다. 올림픽 초반에는 우리가 편파판정 등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RM 님의 위로를 받고 '이건 어떻게든 보답을 해야겠다'라는 마음이었다. 올림픽 준비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염색하고 초심을 찾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측면도 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소감은?

김동욱=사실 어찌보면 올림픽 메달이라는 게 모든 선수의 꿈이지 않나. 그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뤘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마침표가 아닌 시작이다. 더 큰 꿈을 꾸도록 하겠다.

이준서=이번 은메달이 아쉽긴 하지만, 이걸 계기로 다음 올림픽에서 더 강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 올림픽을 충분히 즐겼나.

곽=원래 즐기려고 헀는데, 올림픽 초반에 '여기는 즐기면 안 되는 곳이구나'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계주 준결승 때 '와, 어쩌면 금메달도 노려볼 만 하겠는데'라고 생각한 순간부터 즐기는 모드가 무너졌다. 끝까지 중심을 잡고 즐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결승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다가 내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2위로 밀렸고, 그때부터 레이스가 꼬였다. 그런 죄책감이 엄청 크다. 나머지 9바퀴에서도 추월 기회가 있었지만, 힘을 아껴서 마지막에 승부를 보자는 생각으로 참았는데, 그때 했어야 한다는 후회도 남는다. 후배들에게 부끄럽기도 하다.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큰소리 쳤는데, 그에 대한 답이 이거라는 생각을 하면 창피하기도 하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이번 대표팀은 내가 경험한 대표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이다. 정말 가족같다. 올림픽을 준비하다 보면 서로 경쟁심리가 생기는데, 이번에는 서로 '더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강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한 시즌이었다. 이런 후배들을 만난 것도 내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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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남자 대표팀 곽윤기(왼쪽에서 2번째)가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춤을 추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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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로서 곽윤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황대헌(이하 황)=전혀 부끄러운 선배가 아니다. 자랑스럽다. 지금의 동료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한마음 한뜻으로 잘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좋은 결과를 얻었다. 너무 행복하다. 즐거웠던 올림픽인 것 같다.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로 대회를 마쳤다.

황=다관왕도 좋지만, 우리가 준비했던 것을 다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의 노력을 다 쏟아붓고 나오자는 마인드로 레이스에 임했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서 뭘 할 건가.

곽=얼마 남지않은 '100만 구독자'를 위한 유튜브 활동을 하겠다. 지금까진 몸을 사리면서 했다면, 이제는 금메달을 못 땄으니 그거라도 해야겠다.(웃음) 쇼트트랙 팬들께 올림픽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하겠다.

-홍보할 기회를 주겠다. 마음껏 해보라.

곽=쇼트트랙을 보는 사람이 100만 명이 된다는 생각에 너무 든든하다. 내 목표는 많은 사람이 쇼트트랙을 알고 사랑하는 것이다. 진심으로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구독 취소하지 마시고, 재미 없더라도 끝까지 봐달라.

배영은 기자·베이징=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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