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m 계주 은메달 곽윤기, 시상대 위에서 BTS 댄스 세리머니 '눈길'
[올림픽] 세리머니하는 곽윤기 |
(베이징=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창피하기도 하네요."
핑크빛 헤어스타일의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가 유쾌한 '댄스 세리머니'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의 기쁨을 표현했다.
곽윤기는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국체대), 박장혁(스포츠토토)과 호흡을 맞춰 귀중한 은메달을 따냈다.
개인 종목에 출전하지 못하고 단체전에만 출전하는 곽윤기는 후배들과 함께 역주를 펼치면서 자신의 동계올림픽 통산 두 번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곽윤기는 2010년 밴쿠버 대회 계주 은메달에 이어 12년 만에 은메달을 추가했다.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 춤추는 곽윤기 |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맞아 곽윤기는 '맏형'임에도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아 개인 종목에 나서는 후배들의 역주를 격려했다.
곽윤기는 계주 경기를 마치고 열린 간이 시상식에서도 나이를 잊고 후배들 앞에서 재밌는 장면을 연출했다.
후배들보다 먼저 시상대에 올라 혼자서 방탄소년단(BTS)의 댄스를 선보이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곽윤기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은메달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더 잘하고 싶었다"라며 "금메달만 보고 여기까지 준비했는데 도달하지 못해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원래는 오늘이 은퇴를 앞둔 마지막 경기라고 마음먹었다"라며 "아쉬운 결과 때문에 한 번 더 올림픽에 도전해야 하나 고민하는 밤이 될 거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끝까지 쇼트트랙을 지켜봐 주신 팬들께 감사하다"라며 "너무 훌륭한 후배들과 한 시즌 보내서 너무도 행복하고 기쁜 올림픽이었다"고 돌아봤다.
[올림픽] ‘결승선 통과한 곽윤기’ |
곽윤기는 간이 시상대에서 펼친 'BTS 세리머니'에 대해선 "준비했다기보다는 평소에 BTS 팬이기도 하다"라며 "올림픽 초반에 편파 판정 등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RM의 위로를 받고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을 즐겼는가'라는 질문에는 "원래 즐기려고 했는데 대회 초반 '여기는 즐기기만 하면 안 되는 곳이구나'라고 처음으로 느꼈다"라며 "계주 결승 때도 막판에 제가 실수하는 통에 선두에서 두 번째로 밀려났고, 거기서부터 꼬였다"고 말했다.
곽윤기는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창피하기도 하다. 입만 산 선배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라며 "그래도 후회는 없다. 대회를 시작하면 서로 경쟁하게 되는 데 이번에는 서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이런 후배들을 만난 것도 내 복이다"고 강조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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