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고통·부상·경쟁자 '삼중고' 극복하고 올림픽 1,500m 2연패 달성
1,000m 은메달 후 폭풍 오열…3,000m 계주 은메달로 웃음 찾고 금메달로 마무리
[올림픽] 환하게 웃는 최민정 |
(베이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관왕인 쇼트트랙 여자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도전자로 준비했다.
평창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친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누구도 이번 올림픽에서 최민정의 금메달을 쉽게 점치지 못했다.
상황이 4년 전과 비교해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민정은 평창 때 말 그대로 세계 최고의 선수였다.
1,000m, 1,500m, 3,000m 계주뿐만 아니라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취약 종목인 500m에서도 우승에 도전할 만큼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지구력과 기술은 물론 폭발적인 순발력, 파워를 두루 갖춰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림픽] 맞수 스휠팅 제치고 금메달 |
최민정은 사상 첫 4관왕에 도전하겠다며 단거리 종목을 집중적으로 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민정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다.
강력한 라이벌인 네덜란드 쉬자너 스휠팅의 기량이 절정에 달한 반면, 최민정은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는 충돌로 무릎관절, 슬개골, 십자인대 등을 다쳤다.
그는 월드컵 시리즈 3~4차 대회를 뛰었지만,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져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2021년은 최민정의 선수 인생에서 가장 혹독한 시기였다.
[올림픽] 충격 |
여러 조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출전한 베이징올림픽에서 최민정은 초반 고전했다.
첫 종목인 2,000m 혼성계주 예선에서 탈락해 쓴맛을 봤다.
첫 개인 종목이던 여자 500m에선 빙질 문제로 넘어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올림픽] 최민정, 태극 마크의 무게만큼 만감 교차 |
그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고의충돌 의혹으로 고배를 마신 1,000m 종목에서 트라우마를 딛고 은메달을 목에 걸며 펑펑 눈물을 쏟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획득하고 만감이 교차한 듯 오열했다. 그의 눈물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앞으로는 웃자고 함께 응원했다.
불운의 터널을 벗어나자 최민정은 전매특허인 폭발적인 아웃코스 질주 본능을 뽐내며 빙판을 뜨겁게 달궜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 마지막 종목인 1,500m에서 대회 3관왕에 도전하는 스휠팅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000m, 3,000m 계주에서 거푸 금메달을 내준 스휠팅과의 세 번째 대결에서 최민정은 마침내 승리해 기분 좋게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마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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