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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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게임회사인 로블록스(RBLX)가 15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에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해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지난 14일 기준으로 서학개미들이 3억5664만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금액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22번째로 많이 투자한 해외 주식이다.
로블록스는 주가가 한창 오르던 지난해 4분기에 서학개미들의 손바뀜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에 로블록스 매수 결제 규모는 5억9920만달러로 13위였고 매도 결제 규모 역시 5억7353만달러로 12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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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 못 미친 매출, 예상보다 큰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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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로블록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지난해 4분기에 로블록스에서 이용자들이 매수한 가상화폐 총액(bookings)은 7억701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0% 늘어난 것이지만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7억7200만달러에는 못 미쳤다.
로블록스의 수익모델은 이용자들이 각종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로블록스 내에서 통용되는 가상화폐를 사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로블록스 실적에서는 가상화폐 판매 총액(bookings)이 매출액과 같은 성장지표로 여겨진다.
로블록스의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났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지난해 4분기 주당순손실은 25센트로 레피니티브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인 13센트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총 손실액은 1억4330만달러로 전년 동기 5870만달러 대비 2.5배 가까이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7400만달러에 비해서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4950만명으로 전 분기 4700만명 대비 5.3% 늘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3% 증가했다.
이용자들이 지난해 4분기에 로블록스에서 보낸 시간은 108억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8% 늘어난 것이지만 전 분기 112억시간에 비해서는 3.6%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증상이 완화된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제한 조치들이 풀리면서 실외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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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 최고가 대비 반토막 난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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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는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7.3% 급등한 73.30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장 마감 후 발표된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시간외거래에서 15% 안팎으로 떨어지며 62달러대로 밀렸다.
로블록스는 기술주 급등세에 힘입어 지난해 11월19일 134.72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 1월27일 57.06달러로 64.6% 폭락했다.
현재 주가는 사상최고가 대비 반토막 난 상태로 지난해 3월10일 상장 첫날 종가 69.5달러 수준이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이 로블록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은 3가지다.
이날 실적 발표 후 라이츠셰드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인 브랜든 로스는 CNBC에 출연해 로블록스의 실적이 가상화폐 판매 총액(bookings)이라는 현금화 측면에서는 실망스러웠지만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자 기반이 확대되면 가상화폐 판매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로스는 로블록스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85달러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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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제휴·이용자 구조 긍정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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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는 로블록스가 NFL(미국프로풋볼), 나이키 등 현실 세계의 브랜드들과 제휴를 맺고 있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 우위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블록스는 지난 9일 NFL과 제휴해 'NFL 타이쿤'이라는 메타버스 게임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NFL 타이쿤은 이용자들이 로블록스 내에서 NFL 소속팀의 구단주가 되어 다른 팀과 폿볼 경기를 벌이는 게임이다.
이에 대해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노왁은 현실 세계의 실제 브랜드들을 메타버스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로블록스의 "핵심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11월에는 나이키와 협력해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마라톤을 하는 '나이키랜드'라는 게임도 선보였다.
로블록스 이용자 절반이 13세 이하의 어린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어린 이용자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로블록스를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러 있다면 직접 돈을 벌면서 로블록스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면 야외활동이 늘며 로블록스 이용 시간은 물론 이용자까지 줄 수 있다는 점, 언제 손익분기점을 넘길 지 기약이 없다는 점, 로블록스가 메타버스 분야의 선두기업이긴 하지만 메타버스 게임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 등은 불리한 요인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면 돈의 값이 비싸지는 만큼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 고평가 기업들은 신규 매수세를 끌어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당분간 주가도 상승 모멘텀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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