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병역기피 의혹 등 제기…국힘, 업무추진비 유용 ‘목청’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6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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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강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예측 불가 초박빙 판세가 이어지자 지지층 결집을 위해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는 16일 정치 보복과 검찰권력 복원 논란, 병역기피 의혹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제기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역 유세에서 윤 후보의 사법개혁 공약을 거론하며 “검찰에 예산권까지 부여하겠다는 건 말이 된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검찰공화국으로 가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 없다”며 “(윤 후보) 이 분은 사리 분별이 잘 안되시는 분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위가 높고 권리가 클 수록 작은 규칙도 더 잘 지켜야 하는데 수없이 지적하는데도 자꾸 마스크를 벗어서 감염 위험을 높인다. 리더 되겠다는 사람이 어기고 있는데 자질이 있냐”고 되물으며 전날 마스크를 벗고 연설에 나선 윤 후보를 꼬집었다. 또 “서민은 힘겹게 살아갈 때 누군가는 법을 어겨가면서 주가조작이나 하고 투기나 하고 이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 부인의 주가조작, 장모의 투기 의혹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주요 인사들도 일제히 윤 후보를 향해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 후보가 무소불위 검찰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헤집겠다고 작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험하고 불안한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강욱 공동선대위원장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부동시 병역면제 관련 소명을 소개하며 윤 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했다. 최 위원장은 “병역신체검사 기록과 공무원신체검사 기록 시력이 현저하게 달랐다. 그래서 저희가 이 부분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자 윤 후보가 이튿날 진단서를 제출했고, 직접 전화를 걸어 소명을 요구하자 “전문의들의 설명에 의하면 나이가 들면 시력이 이렇게 변동될 수 있다고 한다”는 게 윤 후보의 설명이었다고 한다. 최 위원장은 “청와대에 제출했던 세브란스 병원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 분이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 3총사라고 알려진 한 분”이라며 “안과 분야에서 부동시로 (병역) 면제하거나 이런 것들은 흔한 수법”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선대위 대변인은 과거 윤 후보가 자신의 부인 노정연씨와 자신에 대해 정치보복 성격의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2012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과장이던 윤 후보가 노씨를 외국환거래법으로 기소한 것은 당시 이명박 정부의 정치 보복이라는 것이다. 곽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사 윤석열’이 앞장선 수사 내지 정치보복 덕분에 내 가족은 만신창이가 되었다”며 “당시 ‘검사 윤석열’이 어떤 방식으로 수사했는지, 어떤 증거를 만들어 수사했는지 잘 알고 있다”고 썼다. 곽 대변인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국가정보원의 사찰 자료에 “대검찰청의 수사 사항이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며 “윤석열은 그 당시 대검찰청 범죄정보담당관, 중앙수사부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했다. 하나씩 살펴보고, 하나씩 공개해 보겠다”고 예고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살아있는 소의 가족을 벗기는 ‘엽기 굿판’에 윤 후보 부부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라며 2016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르 코르뷔지’전 개막식 사진을 공개했다.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전 개막식 연단에서 논란의 굿판을 벌인 무속인 ‘태산 이종일’씨가 발언을 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다. 김 의원은 “건진법사의 절친, 일광종 총무원 부원장, 소 가죽 벗기는 굿을 집행하는 무속인이 대체 코바나컨텐츠의 대형 전시회를 시작하는 브이아이피(VIP) 개막식에 참석해서 발언까지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지금이라도 김 씨와 윤 후보는 일광종과 무슨 관계인지, 건진법사와 어떤 관계인지 있는 그대로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거점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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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파상공세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업무추진비 유용과 대장동 개발 의혹 제기로 맞섰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2321건을 분석한 결과, 하루에 점심을 9차례 먹거나 점심·저녁을 합쳐 18차례 식사를 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점심과 저녁식사 비용 결제가 복수로 이뤄진 날은 모두 78일이었다. 또 성남시장 업무추진비 가운데 ‘부속실 방문 민원 접대용 다과물품’ 구입 항목으로 지출된 200여건이 성남시청이 있는 여수동이 아닌 정자·야탑·서현동 등에서 구매됐다. 특히 이 후보의 집이 있는 수내동의 한 가게에서는 90여건(2800여만원)의 다과를 산 것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한끼 아홉번은 너무 한 거 아니냐. 혈세를 유용한 거냐. 감사원, 권익위 등 반부패기관과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은 신속히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주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루에 점심 저녁 결제를 9번씩 했다는 건 엄청난 분신술”이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도 이날 충북 청주 연설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을 거론하며 “땅 수용당한 사람, 여기서 아파트 사서 들어온 입주민 착취당하고 약탈당한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돈 누구 거냐. 백성 고혈 아니냐. 이런 사람을 공당 후보로 내세우고 나라가 잘 돌아가겠냐. 이게 정상 정당이냐”며 이 후보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가죽 벗긴 소’가 등장한 ‘엽기 굿판’을 주관한 단체의 서아무개 사무총장이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가 건진법사의 무속행사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주술 공세’를 다시 꺼내든 데 맞불을 놓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서씨가 △2018년 6월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 불교 분과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9월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20기 자문위원으로 위촉되고 7개 종교단체의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을 이끌어냈으며 △올해 1월 민주당으로부터 선대위 4050위원회 종교본부 임명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2018년 9월 동물학대 논란 행사를 주관한 단체에 당시 사무총장으로 있던 서아무개씨는 2018년이나 지금이나 이재명 후보 및 민주당과 얼마나 가까운지 놀라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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