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반도체협회, 기업, 간담회 열고 투자 및 지원방안 논의
이정배 협회장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 필요…투자 막는 각종 규제 풀어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반도체분야 기업 간담회에서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준규 에이디티테크놀로지 대표, 정칠희 네패스 대표,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대표, 촤창식 DB하이텍 부회장, 문 장관, 이정배 삼성정자 회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김용길 에이에스엠케이 대표. 뒷줄 왼쪽부터 정현석 솔브레인 사장,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엄평용 유진테크 대표, 여문원 미코세라믹스 대표,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대표, 오광훈 트리노테크놀로지 대표, 이현덕 원익IPS 대표, 이준혁 동진쎄미캠 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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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가 56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초격자 전략에 나선다. 업계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인재 육성과 세제 혜택, 예비타당성 면제 등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련 업계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반도체 투자활성화 간담회'를 열고 올해 반도체 분야 투자 계획과 지원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및 반도체 소재·부품 14개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50여개 회원사의 투자계획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56조7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 실적인 51조6000억원보다 10% 증가한 규모다.
세부적으로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및 후공정 분야 중소·중견기업이 약 1조8000억원, 팹리스·전력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소·중견기업은 약 1조3000억원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그 외 53조6000원은 대기업과 기타 소재 분야 중소·중견기업의 투자액이다. 구체적인 기업명과 기업별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반도체 기업들은 인력 양성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등에 대한 과감한 지원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정배 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사장)은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우수한 전문인력이 꼭 필요하다"면서 "대학의 학생·교수 정원에 구애받지 않고 반도체 고급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최근 국회에서 의결된 이른바 '반도체특별법'의 보완과 지속적인 개선도 당부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에서 마련한 특별법이 실제로 업계에 도움이 되도록 시행됐으면 한다"며 "반도체 업계가 지속 건의해 온 산업기반 인프라 조성과 여러 정부부처와 연계된 각종 규제개선에서도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특별법 하위법령 마련에 있어 정부와 업계의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반도체 지원을 늘리는 주요국 수준의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미국·중국·대만·일본 등 해외사례를 검토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인프라 및 자금 지원과 규제 완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비타당성 조사 등 각종 규제로 인해 반도체 초격자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 기술전쟁은 반년의 격차가 승패를 가르는 속도전인데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3년 후에 지원하게 되면 해외 경쟁기업은 이미 한참 앞서가게 된다"며 "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규정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실효성 있게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승욱 장관은 반도체 투자 지원 및 인력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응을 앞으로 더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전기·용수·테스트베드 등 반도체 특화단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과감한 대응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관계부처·지자체가 참여하는 '반도체 투자지원기구'를 상설화해 각종 규제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까지 700여명의 반도체 관련 대학 정원을 확보하고 반도체 전문 교육과정을 신설해 올해부터 매년 12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다.
반도체 기술 경쟁의 핵심인 석·박사급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반도체, 첨단 소부장, 패키징 등 주요 분야별로 전문화된 '반도체 대학원'을 지정해 10년 이상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문 장관은 "반도체 산업은 코로나19발 경기침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수출과 글로벌 1위 기업을 만들어 낸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며, 반도체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 전쟁 시대의 가장 중요한 경제안보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요국의 연쇄적 공급 차질,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반도체 산업의 난관을 민·관이 합심해서 헤쳐왔듯이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유지와 공급망 강화를 위해 앞으로도 정부와 산업계가 손을 맞잡고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혜영 기자 h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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