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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7년 동안 연마한 트리플 악셀…피겨 유영 '집념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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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인내, 포기의 유혹 속에서도 끝까지 놓지 않은 점프 기술

자신과 싸움을 이겨낸 유영, 17일 두 번째 트리플 악셀 시도

연합뉴스

[올림픽] 숙녀의 간절한 기도
(베이징=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유영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드라마 '레프트오버(leftovers)'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2022.2.15 hihong@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수리고)은 만 11살 때인 2015년 '트리플 악셀'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방을 향해 앞으로 힘껏 뛰어올라 공중에서 3바퀴 반을 돌고 착지하는 트리플 악셀은 당시 국내 여자 선수 가운데 제대로 시도한 적이 없는 고난도 기술이었다.

'피겨 신동'이라는 평가를 받던 유영은 미래를 내다보며 험난한 도전의 길에 첫발을 내디뎠다.

유영은 트리플 악셀 훈련을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수없이 넘어져서 발목이 퉁퉁 붓고 몸에 멍이 들어도 뛰고 또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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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영, 트리플 악셀 도입부
(베이징=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유영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드라마 '레프트오버(leftovers)'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며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악셀 점프를 하기 위해 도약하고 있다. 2022.2.15 hihong@yna.co.kr


트리플 악셀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았다. 일반 점프보다 '반 바퀴'만 더 돌면 되지만, 그 반 바퀴가 문제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유영은 국내 대회 우승을 휩쓰는 '간판'이 됐다. 그러나 트리플 악셀은 여전히 쉽게 잡히지 않았다.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무릎 부상에 시달리던 2019년 초반, 잠시 트리플 악셀 훈련을 중단한 것을 제외하면 그는 끊임없이 도전했다.

키가 순식간에 자라는 '성장통'으로 인해 점프의 회전축이 흔들리는 등 위기가 찾아왔다. 그래도 유영은 계속 트리플 악셀에 매달렸다.

도전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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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영, 베이징에서
(베이징=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유영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드라마 '레프트오버(leftovers)'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2.2.15 hihong@yna.co.kr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8·러시아)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 성공 장면을 영상으로 봤을 때다.

유영은 "당시 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트루소바를 시작으로 안나 셰르바코바, 카밀라 발리예바 등 많은 러시아 선수들이 쿼드러플 점프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넘을 수 없는 벽을 마주한 유영은 상실감과 무기력함을 느꼈다.

도전 의식은 뿌리째 흔들렸다.

그래도 유영은 트리플 악셀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트리플 악셀은 자신과 싸움이 됐다.

유영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게 됐다"며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트리플 악셀은 2019-2020시즌에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다. 실전대회에서도 곧잘 착지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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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영의 트리플 악셀
(베이징=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한 유영이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은 레이어 합성. 2022.2.15 superdoo82@yna.co.kr


경쟁력을 갖춘 유영은 트리플 악셀을 앞세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대회, 2020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등 많은 국제대회에서 입상했다. 희망이 커졌다.

그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유영은 주훈련지인 미국으로 출국하지 못했다. 국내 훈련도 여의치 않았다. 국내 빙상장이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그는 한 해 동안 총 3차례나 격리 생활을 하기도 했다.

격리 생활로 인해 근력이 크게 떨어지고 밸런스가 흔들렸다. 트리플 악셀의 성공률은 다시 떨어졌다.

유영은 지난해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일 년 앞두고다.

평생 도전했던 트리플 악셀을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성공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유영은 운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계속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다.

연합뉴스

[올림픽] '경기 끝'
(베이징=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유영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드라마 '레프트오버(leftovers)'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2.2.15 hkmpooh@yna.co.kr


베이징으로 향하는 출국 당일 새벽까지도 유영은 훈련에 매진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은반 위에 선 유영은 긴장된 표정으로 쇼트프로그램 '윌링 윈드'에 맞춰 힘차게 연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수년 동안 매달렸던 '그 기술'의 완성을 위해 힘차게 뛰어올랐다.

찰나의 순간에 3바퀴 반을 돈 유영은 가볍게 은반 위에 착지했다. 유영은 그제야 활짝 웃었다.

심판은 다운그레이드(Downgrade·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내려 점수가 크게 깎였지만, 유영은 개의치 않았다.

스스로 수긍할 만한 연기력을 펼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 유영의 트리플 악셀은 다운그레이드 판정으로 기본점이 8.00점에서 3.30점으로 내려앉았고, 수행점수(GOE)가 0.99점이나 감점됐다.

두 바퀴 반을 도는 더블 악셀을 클린할 때보다 낮은 점수가 매겨졌다.

고난도 점프는 실패할 때 점수 계산과 메달 경쟁에서 큰 손해를 본다 그래도 유영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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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올림픽 연기 마친 유영
(베이징=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유영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드라마 '레프트오버(leftovers)'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2.2.15 hihong@yna.co.kr


경기 후 유영은 '혹시 프리스케이팅에선 더블 악셀을 뛸 생각이 없나'라는 질문에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후회 없는 올림픽 경기를 치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회전수 부족 판정이 나왔지만, 착지를 잘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6위를 차지한 유영은 17일 프리스케이팅에서 다시 한번 트리플 악셀을 통해 올림픽 메달의 꿈에 도전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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