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텃밭' 공략으로 지지층 외연 확대…단일화서도 유리한 고지 차지하기 위한 셈법
'남의 텃밭' 공략으로 지지층 외연 확대…단일화서도 유리한 고지 차지하기 위한 셈법
지난 15일 부산 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 같은날 대구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 첫 유세를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황진환 기자·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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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부산 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 같은날 대구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 첫 유세를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황진환 기자·연합뉴스야권 대선후보들이 선거운동 초반부터 '남의 텃밭'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지층 외연 확대로 정체된 지지율을 높이려는 계산뿐만 아니라, 향후 단일화 논의가 진전될 경우 이를 경쟁력의 증표로 내보이고자 초석을 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오전 서울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대전과 대구, 부산을 거쳐 호남에서 '첫 박'을 했다. 광주에서 하룻밤을 지낸 윤 후보는 선거운동 2일차인 16일 오전 광주와 전주를 연이어 방문한 뒤 충북, 강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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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윤 후보의 공식적인 호남행은 지난해 12월 22일 첫 방문부터 이날까지 2달도 채 안 되는 기간 중 벌써 4번째다.
설 연휴 호남 230만 가구에 손편지를 발송한 윤 후보는 지난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강정마을을 방문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말했고, 이튿날 광주에 있는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윤석열차'를 이용해 전북 전주와 남원, 전남 순천과 여수를 훑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 지역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방문, 공약 공세를 벌여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지지층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해 6월 광주를 찾아 보수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호남행을 첫 공식 일정으로 선택한 것에서부터 이어진 행보다. 지난달 25일 정책홍보 버스인 '윤이버스'(윤석열을 위한 이준석 버스)에서 이 대표의 첫 행선지 역시 전북이었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의원은 "당이 그간 호남 지역에 대한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고, 최근 실제 지지율 조사에서도 그로 인한 변화가 반영돼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되자마자 보여준 친호남적 행보가 없었더라면 선거를 앞두고 '반짝' 호남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이같은 변화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대구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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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대구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일정 자체를 대구·경북지역에 집중했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이곳에서 자신의 '보수 정체성'을 강조해 역시 지지층을 두텁게 만들어나가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첫 유세지를 대구로 한 데 이어,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해 제2의 과학기술입국을 통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자신의 공약이 박 전 대통령에게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발전 공약 질문에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고 성공하게 만들었던 이곳 구미가 다시 살아나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 수 있는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며 "민간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법적·재정적 권한을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주면 진정한 지역 발전, 구미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김천, 안동 일정에서도 자신이 미래 일자리,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대통령이라고 하면서 윤 후보 등을 암시하듯 "'내수용 법률가'는 과거만 보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야권 두 후보의 '남의 텃밭' 공략은 때마침 호남과 영남, 두 지역의 전통적인 지지 성향이 다소 약화한 틈을 파고든 것으로 풀이된다.
인하대 정책대학원 박상병 교수는 "호남은 현재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이지 않고, 안 후보에게도 우호적이지 상황"이라며 "호남의 여론이 바뀌면 그것은 호남에서만 그치는 현상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윤 후보 역시 일정에서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대로 타지역에서의 여론에 비해,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인 TK지역이 윤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안 후보 입장에선 공략 지점인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지지세 확장은 단일화 논의가 진전될 경우, 더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박 교수는 "윤 후보는 호남에서까지 안 후보에게 앞선다면, 다른 지역 여론을 두고도 자신감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한편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당원이 제일 많은 TK에 공을 들이는 게 당연하고, PK 출신이란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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