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홍준표 안고 “예, 형님!”
부산에서 히딩크 ‘어퍼컷’ 세리머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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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서울에서 대선 출정식을 한 후 대전·대구·부산으로 이어진 경부선 하행 유세를 했다. 윤 후보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정권교체로 심판하자”고 호소했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선거 초반 확실한 기선 제압에 나서겠다는 판단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현충탑 분향 후 방명록에 ‘순국선열이 지켜온 대한민국, 위대한 국민과 함께 자랑스러운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이어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갖고 정권심판을 역설했다. 당 점퍼에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연단에 선 그는 광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 앞에서 “이번 대선은 부패와 무능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철지난 이념으로 국민을 갈라쳤다. 시장을 무시하고 현장을 무시했다”면서 “민주당 정권에서 세금이 오를 대로 올랐지만, 집값·일자리·코로나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것을 보았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 시대를 마무리하고,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 등을 현실을 무시한 비현실적 제도라고 비판했던 그는 이날 연설에서 “탁상머리와 철지난 이념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대통령 윤석열” 구호로 화답했다.
윤 후보는 대전과 대구, 부산 유세에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자”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대전 으능정이거리에서 “충청의 아들 윤석열이 여러분을 찾아뵙는다”면서 “지난해 7월 정치를 시작한 이래 대전을 제일 먼저 찾았다”고 했다. 당시 카이스트 대학원생 면담 등을 통해 문 대통령의 탈원전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던 그는 이날 대전 유세에서도 “세계 최고 원전기술을 사장시킨게 민주당 정권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대전을 4차산업혁명의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중원신산업벨트 구축, 제2대덕연구단지 설치 등 지역 공약을 언급했다.
윤 후보는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이번 선거는 민주당 정권 5년으로 망가진 대한민국, 망가진 대구를 그야말로 단디해야하는 선거다. 단디하겠다”고 말했다. ‘단디’는 ‘확실히’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다. 그는 “2년 전 대구에서 코로나가 시작됐을 때 민주당 정권이 뭐라고 했나. ‘대구봉쇄’ ‘대구손절’을 떠들지 않았느냐”며 “코로나로 무너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구의 경제를 조속하게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당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대구 유세에 함께 했다. 윤 후보는 환호하는 인파 앞에서 홍 의원의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지지자들의 환호가 터져나왔다. 홍 의원은 연설에서 대구·경북(TK) 통합신공항 건설, 신공항 연계 공항공단 건설 등 경선 기간 본인의 TK 5대 공약을 열거하며 윤 후보에게 “대통령 되면 해주시겠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의 요청이 나올 때마다 “예 형님” “물론입니다”라고 크게 답했다. 윤 후보는 이후 연설에서도 “우리 준표 형님하고 약속한 대구 신공항을 조속하게 이전해서 대구 경제에 거점이 되도록 하고 기존 공항 부지는 멋지게 살려놓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인 부산 서면 유세에서도 민주당 정권을 직격했다. ‘부산은 재미없잖아’(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도시가 초라하다’(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등 부산 비하로 논란을 빚은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을 거론하며 “부산이 얼마나 재밌나. 얼마나 멋진 곳인가. 이런 배은망덕한 정권, 한번 더 구경하겠느냐”라고 했다. 청계광장 출정식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한듯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했던 윤 후보는 부산에서도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 주변과 측근의 부정부패에 단호하게 읍참마속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윤 후보가 “국민 여러분과 승리의 행진을 시작하겠다. 전진합시다”라며 연설을 마치자 지지자들이 응원의 의미를 담은 빨간 종이비행기를 단상으로 날렸다. 윤 후보는 큰 동작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감사를 표시했다.
윤 후보는 부산 유세까지 모두 마치고 광주광역시로 이동했다. 16일에는 광주와 전주 등 호남 거점 도시를 훑는다. 선거운동 첫날 경부선을 축으로 이동하며 보수 유권자들 앞에서 정권교체를 강조한데 이어 둘째 날 호남 유세에서는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호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호남 득표율 25%를 대선 목표로 세웠다.
한편 윤 후보는 부산 유세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는 저의 핵심공약이 맞는다”고 적었다. 전국 가정에 발송하는 책자형 선거공보물 속 10대 공약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약 철회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선거공보물에 여가부 폐지 공약이 빠진 것에 대해 “홍보 수단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전략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대전·대구·부산|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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