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태연…"사람들은 다른 맥주로 바꿀 것"
"합작회사 지분 매각이나 양도 제안 없었다"
일본 주류업체 기린홀딩스.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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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미얀마 군부는 자국 맥주 시장의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일본 기린홀딩스가 미얀마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한 데 대해 "대체하기 쉽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기린홀딩스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서도 "맥주 사업 철수는 대체하기 쉽다. 사람들은 다른 맥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린홀딩스는 미얀마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와 연관된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와 합작 사업을 하던 현지 맥주 회사의 지분을 오는 6월까지 제삼자에게 매각하는 형식이다.
매각 대상은 2015년 약 700억엔(약 7282억원)을 투자한 미얀마브루어리와 2017년 MEHL과 합작해 설립한 만달레이브루어리의 주식이다.
기린홀딩스는 이들 두 기업을 통해 미얀마 국민맥주 '미얀마 비어'를 만들고 있다. 2018년 기린홀딩스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미얀마 비어는 기린홀딩스의 대표 브랜드이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미얀마 맥주 브랜드로 8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자랑했다.
그러나 기린홀딩스는 지난해 2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합작 해소를 표명하고 MEHL을 대체할 새로운 합작처 선정을 추진해 왔다. MEHL은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군부와의 연계가 지적돼 왔다.
그러나 MEHL은 합작 해소에 응하지 않아 교섭이 정체되자 결국 미얀마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얀마 군부는 이와 관련해 "기린홀딩스로부터 합작회사 지분 매각이나 양도에 관한 어떠한 제안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기린홀딩스가 보유 주식을 미얀마 군부와 연관된 기업에는 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자가 발견될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기린홀딩스에 앞서 지난달 프랑스와 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와 셰브런이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국영 미얀마석유가스(MOGE)와의 합작사업을 중단했고, 호주 에너지업체 우드사이즈도 미얀마 철수를 발표했다.
유엔과 인권단체는 지난 1년 사이에 미얀마에서 군부의 폭력으로 1500명이 넘게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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