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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보수 본진’ TK 간 안철수 “박정희 뒤이어 제2의 한강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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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사진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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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제2의 과학기술 입국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습니다.”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5일 티케이(TK·대구경북) 지역을 찾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유세 때마다 빼놓지 않은 단어는 ‘박정희’와 ‘과학기술’이었다. 자신이 내세운 ‘과학기술 대통령’의 뿌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며,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을 계승할 명실상부한 ‘보수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한 뒤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 안 후보는 선거운동 첫 날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의미에 대해 “1호 공약이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을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것인데, 제가 말씀드린 ‘5·5·5 성장 공약’의 뿌리가 바로 박 전 대통령”이라며 “박 전 대통령께서는 국민통합, 과학기술 발전으로 산업화에 성공하셨다. ‘잘살아보세’라는 구호로 온 국민을 통합해 우리가 산업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는 “박 전 대통령께서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을 만드셨다면, 저 안철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도 거듭 촉구했다. 안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사면되셨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도 이 시간에 차가운 옥중에 계신다. 저는 지금이라도 국민통합을 위해 형 집행 정지라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앞서 안 후보는 오전 8시30분께 대구의 번화가인 반월당역에서 첫 유세를 열고, 본인이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각각 “세금 퍼주기 하는 사람”과 “과거만 바라보는 내수용 법률가”라고 싸잡아 비판하며 “거대 양당 두 후보와 그 가족, 과연 도덕적이고 깨끗한가. 공정한 나라 만들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가 “남성 후보 세 사람 중에 군대 제대로 갔다온 사람 저밖에 없다. 군대도 가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국군 통수를 할 수 있겠단 말이냐”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옳소”와 “안철수 대통령”를 연호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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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경북 안동시 안동 신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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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와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안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와 김천, 안동 전통 시장 구석구석을 누볐다. 안 후보는 일일이 시민들의 손을 잡고 “정월대보름 전날 장사 많이 하셨냐. 대선 후보 중에 장사 해본 사람 저밖에 없다”고 말을 건네며 “저희 집안의 뿌리가 영주다”, “기대하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지지자들은 “안철수 대통령”과 “끝까지 힘내달라”를 외치며 화답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인 김미경씨의 상태를 묻는 시민의 물음에는 “집에서 치료할 것을 넘어서서 병원에 입원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것을 알면서 대구 동산병원에 가서 의료 봉사를 했다”며 “곧 낫겠죠”라고 답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찾아간 김천 황금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아무개씨(58)는 “다른 후보들은 큰 도시 위주로 다니는데, 선거운동 첫날 이 작은 시장 구석구석까지 찾아준 게 정말 고맙다”며 “단일화가 어찌될진 모르지만, 안 후보가 끝까지 힘을 내도록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천역 광장에서 만난 김아무개씨(65)는 “사실 안 후보가 보수 후보라는 인식이 없어 그동안 뽑은 적은 없지만, 오늘 행보는 인상적이다. 두 후보 중 어느 후보가 우리 경북 발전에 더 도움이 될지 잘 따져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한 영주 순흥안씨 종친회를 찾으며 티케이 지역 뿌리를 강조했다. 안 후보는 종친회를 찾아 “오늘이 대통령 선거 본선거 첫 날, 조상님들과 집안 어르신분들께 출사표를 말씀 드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첫날 이렇게 찾아뵀다”며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신 저희 선조님의 피가 제 몸 속에도 흐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정치세력들은 과거를 파먹고 살지만 저 안철수는 선조님들 뜻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일을 앞장서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과 대전·대구·부산 등 첫날 강행군을 이어가는 양당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이날 티케이 지역만을 집중 공략했다.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전통 보수 지지층’의 마음을 얻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자신의 단일화 제안의 진행 여부에 대해선 “대통령 후보가 제안한 것이니 그쪽에서도 대통령 후보께서 하겠다 하지 않겠다 말씀해주셔야 한다.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결심을 밝혀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지금 경선해도 될 것 같은데 고집부리네”라는 한 상인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덩치는 큰데 겁은 많아 가지고요”라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를 겨냥했냐는 질문엔 “당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거대한 당이 겁이 많다고 말씀 드렸다”고 했다. 안 후보의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제안에 윤 후보가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며 사실상 거부한 것을 비판한 대목으로 보인다. 대구·구미·김천·안동·영주/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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