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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심상정 호남서 대선 출정식 “34년 기득권 양당정치 막을 유일한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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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새벽 서울 용산역에서 호남선 첫 기차 출발인사를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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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염원한 개혁과 진보를 밀고 갈 후보는 저 심상정 하나 남았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신 이어갈 후보는 심상정 하나 남았습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전주 완산구 롯데백화점 사거리에서 열린 본선 출정식에서 이렇게 외쳤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 호남에서 보수 정당은 물론 민주당까지 정면 비판하며, 유일한 ‘개혁 진보 후보’로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심 후보의 어깨에 처음 둘러진 ‘기호 3번’ 띠엔 정의당의 상징색인 ‘노란색’ 외에, 평등과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보라색’과 공존과 기후위기 대응을 상징하는 ‘초록색’이 어우러져 있었다.

심 후보는 이날 배낭을 둘러메고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새벽 첫 케이티엑스(KTX) 열차에 올라, 전북 익산을 거쳐 전주와 광주, 여수 등을 도는 호남행 1박2일 유세전에 돌입했다. 심 후보가 첫날 유세지로 호남을 선택한 것은 “호남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1번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 후보는 “호남 시민들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기 때마다 개혁과 진보의 길을 안내해줬다”며 “저 심상정과 함께 대한민국의 역사적 퇴행을 막고 녹색복지국가로 가는 이정표를 세워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용산역에서 첫 기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심 후보에게 “잘 보고 있다” “나라가 안정돼 국민이 걱정하지 않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본선 출정식에서도 “전북은 특히 탐관오리들의 가렴주구에 맞서 떨쳐 일어섰던 녹두장군의 투혼이 깃들어 있는 곳”이라며 “동학 정신을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시대정신으로, 정의당 심상정이 이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5년 양당 정치가 청년의 미래를 빼앗고 지역소멸의 위기를 불러왔다”며 “이제 70년 불평등 성장과 승자독식 사회를 낳은 양당 정치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호남을 오랫동안 ‘텃밭’으로 삼아왔던 민주당을 비판하며 표심을 파고 들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부패와 국정농단을 경험한 시민들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라고 민주당에 행정권력, 입법권력, 지방권력까지 압도적인 힘을 몰아줬는데 민주당 정권은 국민이 부여한 그 힘을 다 어디에 썼느냐”고 직격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심 후보는 “이 후보가 실용을 앞세워 윤석열 후보와 ‘보수 경쟁’을 하고 있다. 퇴행적 정권교체의 정당성만 강화시켜주고 있다”며 “이 후보의 실용은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재벌을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자신의 공약인 ‘살찐고양이법’(민간·공공기업 임원들의 급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최고임금법)에 대해 이 후보가 ‘삼성 몰락법’ ‘시진핑 미소법’이라 비판한 것을 언급하며 “이 후보가 그런 공격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심 후보는 “7억 이상 초고액 연봉을 받는 재벌 대기업 임원은 대한민국에 많아봐야 1500명 남짓”이라며 “도대체 소년공 이재명은 어디로 가고 친재벌 이재명만 남은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후보의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퍼질 때, 눈발이 흩날리는 유세장 옆 도로를 달리던 일부 차량 운전자들이 창문을 내려 심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유세에 일부 제한이 있지만 호남 시민들이 먼저 다가와 주먹인사를 건네고 지지나 응원을 해주고 있다”는 반응을 전했다.

심 후보는 이날 출정식에 앞서 전북 익산에서는 민주노총 화섬노조 전북본부 대표단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현장인 광주 글로벌모터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친노동 행보를 통해 진보정당의 전통적 지지층의 표심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모터스에서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친환경 자동차 생산과 부품 산업 전체로 확산시켜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토대를 구축하겠다”며 자신의 녹색 경제 공약인 ‘그린노믹스’ 비전을 강조했다. 심 후보는 16일에는 여수 여천엔시시(NCC) 공장 폭발 사고 대책위를 방문하며 1박 2일 호남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익산 전주 광주/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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