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때·장소 가려 판단해야 하는데 安은 본인 중심으로 세상 돌아가는 줄 아는 듯”

"안 후보가 꾸준히 밝힌 것처럼 각자 완주하는 노력하면 된다" 단일화 일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야권 단일화를 제안한 데 대해 "상황이 외롭고 궁하다 보니까 양보라는 표현이라든지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정확한 표현은 (대선) 포기 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 선언"이라며 사퇴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YTN '뉴스Q'에 출연해 "안 후보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먼저 단일화를 얘기하고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생태탕 의혹을 언급하면서 (원팀 경선에) 금이 갔다. 나중에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지고 난 다음에 다른 데 가서 양보한 것처럼 얘기했는데 그건 하려다가 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그는 "때와 장소를 가려서 판단해야 하는데 안 후보는 본인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줄 아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과 저를 공격하는 논평도 내고 한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어제 안 후보의 얘기를 보니 '나는 안 하고 싶은데 주변에서 하라고 하니 하겠다'고 한다"며 "이건 진정성도 없고 사실상 선거 과정에서 정책을 실종시키고 선거판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여론조사 경선이 국민의힘 방식'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그런 주장에 앞서 단일화를 얘기할 시간이 아니다"라며 "공식 유세 시작이 내일이다. 안 후보가 꾸준히 밝힌 것처럼 각자 완주하는 노력을 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 게 아니라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 한다"라고 적은 데 대해선 "제가 지금까지 안 후보에 대해 여러가지를 예측했는데 안타깝게도 그 예측이 들어맞았다"며 "지금 예측을 하나 다시 하면 결국 (대선을) 접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야권 단일화 없이도 윤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 장담했다.

그는 "(야권 단일화 없이도) 윤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이기고 지고와 별개로 안 후보가 모든 선거마다 자신의 지분을 바탕으로 단일화 협상을 하는 식으로 선거판을 정치공학으로 흔드는 행위는 이번 기회에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진보 진영에 있을 때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문재인 대통령에게 덜렁덜렁 포기를 양보했던 분이 보수 (진영에) 와서는 경선 여론조사를 하자고 하며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며 "과거에는 양보도 하고 그랬던 분이 지금 와서는 왜 이렇게 때가 되면 항상 보수 정당에게 단일화 승부를 걸자면서 선거판을 흐트리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이유에 대해선 "지금 선거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2017년 탄핵 국면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본인이 출마했을 때 15% 이상의 득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시점과 다르게 이번에는 그렇게 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마 탈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15% 이상을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100% 보전 받는데 그게 어려우니 단일화를 제안하는 것'이란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그런 생각에 대해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쩌면 정당으로서의 선거 준비라는 것이 미흡한 것이 지금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하게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도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 불가 방침에 뜻을 함께 한다고 전했다.

그는 '윤 후보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절대 수용 못 한다는 당의 입장과 같은 생각이냐'는 질문에 "저와 윤 후보,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런 사안에 대해 항상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후보가 전날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한 데 대해선 "각자 표현은 다르겠지만 인식과 향후 방향에 대해선 공감대를 이루고 움직이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큰 인식의 변화는 없다"며 거듭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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