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식선거운동 시작]
국민의힘 “단일화 소모적 논쟁… 이재명측이 바라는 시나리오”
安측 “여론조사 경선이 최종제안” 팽팽한 신경전 속 전격담판 가능성
與 “단일화 성사 어려울 것” 견제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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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대선의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14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통 큰 단일화”를 요구하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여론조사 경선이 마지막 제안”이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압박했다.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하는 모양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양측 모두 단일화 이슈가 대선 정국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선 안 된다고 우려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양측의 단일화 논의가 속전속결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단일화 치킨게임 돌입한 야권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 회의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질 소모적 논쟁이야말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바라는 시나리오일 수 있다”며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권 본부장은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 사퇴를 전제로 그동안 강조해 온 ‘담판 단일화’ 방식에 재차 무게를 둔 것이다.
권 본부장은 양당의 물밑 접촉이 진행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특별히 없다”며 협상팀을 구성할 계획도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 문제에 대해선 다 말씀을 드렸고 별도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 후보는 전날 선대본 관계자들에게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도 단일화 논의의 마지노선을 언급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국민 경선 방법은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이준석 대표를 뽑았던 과정,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과정, 이번 윤 후보를 뽑은 과정과 다 동일한 방법”이라며 “윤 후보가 직접 말씀하셔야 한다. 거기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 직후 “국민의힘이 (우리가) 제안한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단일화 논의는 더 이상 없다”며 “마지막 제안을 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 尹-安 간 전격 담판 불씨는 남아
이날 양측이 공개적으로 날 선 공방을 주고받은 것과 달리 물밑에선 단일화 성사를 위한 전제조건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핵심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이들로 응답층을 한정할 경우 여론조사 경선도 가능하다”며 “지지 정당이 아니라 정권교체 여부를 묻는 방식으로 조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사실상 ‘역(逆)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라 국민의당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민의당 신용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역선택을 운운하는 치사한 변명으로 여론조사를 거부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윤, 안 후보 모두 단일화 논의가 길어지면 애써 구축한 주력 전선마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에 결국 실무 협상을 건너뛰고 두 후보 간 담판을 통해 단일화 논의를 결론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이라도 두 후보가 뜻만 맞는다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견제구를 던졌다. 우상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윤 후보가 배짱 좋게 받는 경우가 아니면 단일화 성사는 어렵다”며 “아무래도 역선택을 두려워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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