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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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단일화 방식을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14일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며 일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단일화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데다 여론조사를 위한 룰싸움이 윤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다.
안 후보는 전날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의 여론조사 경선을 언급하며 “그때 합의한 문항과 방식이 있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권 단일화 경선은 무선 100% 방식의 여론조사로 치러졌다. 2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각각 1600명을 상대로 적합도(800명)와 경쟁력(800명)을 물었다. 오세훈 후보가 주장한 적합도 조사와 안 후보가 원한 경쟁력 조사를 50%씩 반영한 방식이다. 당시 여론조사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하지 않았다.
윤 후보 측은 여론조사 단일화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로 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급하지 않다”면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때 사용했던 방식을 차용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한다’는 기자들 질문에 “그때하고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기자들이 재차 ‘상황이 다르다는 건 지지율 얘기냐’고 묻자 “포함해서, 선거의 종류도 다르고 현재 양 후보 상황도 다르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은 여론조사 단일화가 가져올 부작용도 우려한다.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로 단일화 후보를 정해도 우리가 이길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안하겠다는 이유는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서로 협상하면서 난타전을 벌이게 되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하랬더니 (여론조사) 룰싸움이나 하고 있으면 국민에게 볼썽사납게 보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도 여론조사 문항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문제로 일주일을 썼다. 자동응답방식(ARS)이냐 전화면접이냐, 조사시기에 주말을 포함하냐 마냐, 조사기관 선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로도 며칠이 갔다. 룰경쟁하다가 대선이 끝날 판”이라며 “안 후보가 시선을 본인보다는 국민에 뒀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후보 측 우려대로 벌써부터 여론조사 룰세팅을 놓고 신경전이 오갔다. 권 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두고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참여해 윤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은 안 후보를 선택할 것이란 주장이다.
반면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역선택의 피해자는 윤 후보가 아닌 안 후보”라고 반박했다. 여권 지지자들이 중도층 확장 가능성이 있는 안 후보보다 윤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 본부장은 “역선택을 자꾸 이야기하는데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게 국민의힘 방식”이라며 “그 방식에 의해 윤 후보도 대선 후보가 됐고 이준석 대표도 당대표가 됐다. 자기들 방식대로 하자는데, 거기에 대해서 다른 포구를 단다는 게 그게 상식에 맞나”라고 물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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