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마다 세계기록 경신…올림픽 기간 중 금지약물 양성반응
선수 인생 최대 위기 속에 CAS 결정으로 올림픽 출전
[올림픽] 발리예바의 운명은? |
(베이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06년 4월 26일에 태어난 '피겨 요정'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지난 10일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외신 보도 전까지 '역사상 최고의 피겨 여자 선수'로 인정받는 슈퍼스타였다.
혜성처럼 등장한 발리예바는 일부 남자 선수들의 전유물이라 불리던 쿼드러플(공중 4회전)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세계 무대를 완벽하게 장악했고,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화려한 대관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발리예바는 '미스 퍼펙트'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주니어 데뷔 무대부터 흠결 없는 연기를 펼쳤다.
그는 만 13세의 나이에 출전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9-2020 주니어그랑프리 데뷔 무대에서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성공하며 일약 차세대 스타 반열에 올랐다.
쿼드러플 토루프는 한국 피겨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베이징올림픽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시도하다 넘어진 바로 그 기술이다.
일부에선 혹독한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가 '또 하나의 피겨 상품'을 생산했다는 비판을 했다.
그러나 발리예바는 다른 선수들이 범접할 수 없는 기술과 표현력으로 전 세계 피겨 팬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올림픽] 발리예바의 운명은? |
발리예바에겐 경쟁자가 없었다.
서양 피겨선수들이 겪는 성장통을 문제없이 극복한 발리예바는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지난해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최고점으로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극찬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시니어 데뷔 무대였던 ISU 챌린저시리즈 2021 CS 핀란디아 트로피에서 총점 249.24점의 세계 기록을 세웠던 발리예바는 불과 20일 여일 만에 ISU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총점 265.08점을 받아 기록을 경신했다.
발리예바의 기량은 심판들도 탄식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만 3개의 4회전 점프를 구사했다.
다른 선수들이 3바퀴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 점프조차 버거워하는 동안 발리예바는 차원이 다른 4회전 점프를 구사했다.
발리예바는 리듬체조 선수 못지않은 유연성을 바탕으로 비점프 요소에서도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누구도 발리예바의 베이징올림픽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피겨 팀 이벤트(단체전)에서 러시아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외신의 도핑 의혹 보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핑 위반 발표에도 베이징 현지에서 모든 공식 훈련에 참여하며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
훈련 시간마다 수많은 기자가 몰렸지만, 발리예바는 끝까지 올림픽 출전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올림픽] 입술 꽉 깨문 발리예바 |
발리예바는 천신만고 끝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대회 출전을 허락하면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을 통해 올림픽 첫 개인전 무대에 나서게 됐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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