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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정말 16일에 우크라 침공할까? 美 당국자들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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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러, 지금 당장 침공할수도”

"미사일·폭탄 공격 개시 가능성…미 국민 당장 떠나야"

바이든 "16일 가능성" 언급후 미 정부관료 경고 잇따라

미 정보당국 첩보공개 '이례적'…침공 현실화에 무게

러 “미국 등 서방국들이 조직적으로 가짜뉴스 퍼뜨...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가 오는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주장과 관련,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고 거듭 경고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 역시 “외교적 해결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음을 에둘러 시사했다. 러시아는 “가짜뉴스”라고 강력 반발하며 침공 가능성을 재차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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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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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러, 지금 당장 침공할수도”

설리번 보좌관은 13일 CNN방송 등에 출연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20일) 이전 러시아가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대규모 군사 행동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11일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급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침공이 미사일과 폭탄 공격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폭격은) 군대가 목표한 만큼 정확하지 않아 무고한 민간인이 살해될 수 있다. (폭격 이후) 러시아 지상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맹공을 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민간인이 십자포화에 갇힐 수 있다”며 미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즉시 떠날 것을 촉구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CBS방송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침공이 시작된 후에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며 그 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영토 모든 부분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우리가 ‘제 5조항’(집단 안보의 원칙)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16일 침공 가능성” 언급후 미 정부 관료 경고 잇따라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유럽 정상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이르면 1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물리적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날짜를 못 박았다. 이후 미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일제히 “러시아가 16일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작전 개시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전 세계가 전쟁 공포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1일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이 러시아가 오는 16일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인 군사 작전 개시일로 검토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미 정보당국은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 악화를 감안해 베이징 올림픽 폐막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했으나, 최근 입수한 새로운 정보 및 러시아의 추가적인 병력 전개를 토대로 정세에 대한 판단을 바꾸게 됐다는 것이다.

미 정보당국은 통신 감청과 인적 첩보망(휴민트)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6일 침공설’과 관련해 “미 중앙정보국(CIA)이 러시아 중앙사령부로부터 도청(intercepted)한 것”이라고 전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들 보도에 대해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언제든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보도(러시아의 16일 침공설)를 확인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침공에 대한 첩보는) 다양한 기관에서 흘러나오고 있고 10만명 이상의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돼 있는 상황”이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이 긴장을 낮추거나 외교적 방법에 전념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는 분명히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미 정부 관계자는 이날 AP통신에 “지난 수주 동안의 추정치를 토대로 파악한 결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총 13만명으로 기존 10만명에서 3만명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지난 3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공격하는 가짜 비디오를 만들어 유포하려던 증거를 미 정보당국이 확보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1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자국군을 공격하는 자작극을 꾸며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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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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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미국 등 서방국들이 조직적으로 가짜뉴스 퍼뜨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날짜를 확정하거나 미 정보당국이 어렵게 얻은 정보를 연일 대대적으로 공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만큼, 러시아의 16일 침공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NYT는 러시아의 국제사회 입지를 좁히고 섣불리 작전을 실행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속적인 첩보 공유를 통해 러시아의 ‘기습 침공’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다소 의문을 품고 있으며 미국의 반복적인 경고를 무시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침공할 것이라는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우크라이나 현지 국민들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방송 연설에서 “당신이든 다른 누구든 16일부터 시작되는 100% 러시아 침공에 대한 추가 정보가 있으면 그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해 달라”면서도 “우크라이나 경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미국이 침공 날짜까지 적시하면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하며 공격 가능성을 거듭 부인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미·러 정상들의 전화통화 결과를 전하면서 “침공설을 둘러싼 (서방의) 긴장 증폭이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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